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의혹과 관련해 대학입시제도 전반을 재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교육부는 4일부터 대입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줄어들고 정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대입제도 재검토 문제는 지난 1일 문 대통령이 아세안 3개국 순방 출국 전, 당‧정‧청 고위관계자의 환담자리에서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입시제도 개선 노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입시제도가 공평하지도, 공정하지 못하다”며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대입제도가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행가능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창신 교육부 대변인은 이튿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부총리가 귀국하는 4일부터 내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입전형이) 변경되더라도 2022년 이후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연이어 3일에는 “대입 제도 개선에 대해서 교육부는 대통령 지시로 대입제도 검토에 착수한 것이 아니며, 대통령 지시 이전에 이미 부내 토론회를 실시하고, 관계기관과 협의 중에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4일 순방을 마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시비율 논의에 대한 질문에 “정시와 수시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시와 정시 비율이 곧 바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2년 대입개편 방안은 발표된 대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들의 반발 의견이 거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번 논란을 계기 삼아 정시를 확대하려는 흐름에 명확히 반대한다”며 “정시 전형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미치는 영향력이 다른 전형보다 크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일반고 중심의 공교육 체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교조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과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제대로 이행된 게 없는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고교·대학 서열화 해소에 즉각 나서야 한다”며 수능시험과 학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대통령이 중차대한 입시 문제를 일순간의 정치적 위기 모면용으로 이용하거나, 정부 고위층 인사에 대한 분노를 엉뚱하게 해석하여 근시안적 대책을 내놓는 방식으로 발언을 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우려를 표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대입제도 재검토와 관련해 정시 확대, 학종 개선 불가, 입시 공정성 등 잘못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정한 대입을 위한 단기대책으로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자기소개서 등 학종 비교과 3요소를 폐지하고, ‘공공사정관제’, 교육부 산하 ‘대학입시 공정 관리 위원회’를 설치해 투명하고 공정한 입시 관리 감독 및 이의신청 창구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