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불거졌던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로 교육부가 재발 방지를 위한 법령개정 등 근원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시험지 유출 사건은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최근 특정 학생들에게 시험 전 문제를 유출한 의혹이 제기된 고려고등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진행했으며,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학교는 최상위권학생을 특별관리하고 있어 중점관리학교로 지정됐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고려고 수학교사인 A씨는 지난 5월 기숙사생 주축 심화반 소속 수학동아리 학생 31명에게만 고난이도 문제와 답안지가 담긴 유인물을 제공했다. 이후 치러진 3학년 기말고사 ‘기하와 벡터’에서 유인물과 동일한 문제가 5문항이 출제됐고, 재시험이 실시됐다.

이 외에도 최상위권 학생을 특별 관리한 사실도 나타났다.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우열반을 편성했으며, 기숙사도 사회적 통합대상자와 원거리 통합 대상자에 대한 고려 없이 성적우수 학생을 선발했다. 성적우수자들로 구성된 기숙사 학생들에게는 일반 학생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는 과목별 방과후학교, 자율동아리, 토요논술교실 등 심화된 교육활동을 특혜 제공했다.

아울러 대학입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제한해 생명과학Ⅰ, 물리학Ⅰ, Ⅱ를 필수로 지정 운영했으며, ‘논술’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진로활동)’을 영어와 수학으로 수업한 사례도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 관리자 중징계(교장 파면·교감 해임)와 관련 교사 48명에 대해서는 비위 정도를 감안해 징계 및 행정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고려고를 중점관리 대상학교로 지정해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선택과목 강제 수강 및 우열반 편성을 금지하고, 학생 과목선택권 보장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제주도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여고생과 교제하고, 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도교육청 감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사는 여학생과 시험 일주일 전에도 만나 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해당 교사가 낸 문제를 모두 삭제하고 다시 출제했으며, 해당 교사는 권고사직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