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 열린 ‘2019~2023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공개토론회’에서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육재정은 그와 상관없이 늘어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3년마다 학생 수를 반영해 교부금 교부율을 조정하는 개편안을 모색하는 등 교육재정 축소 계획을 시사했다. 이에 교육계는 “교육환경, 사회변화 등을 반영한 과감한 교육투자가 필요하다”며 “재정 감축을 논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안정적 투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아직도 학교 현장의 교육여건은 열악하고 이를 개선할 가용재원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학생이 줄어 교육재정도 줄어야 한다는 단순 경제논리는 교육여건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교육재정 세출예산은 인건비, 학생 유입과 신도시 개발에 따른 학교 신‧증축비, 막대한 지방교육채 상환비 등 경직성 경비가 80% 내외에 달하는 반면 학교회계 전출금 등은 20% 정도에 그쳐 가용예산이 많지 않다.

교총은 “우리 교육이 선진국 수준으로 갖춰진 후에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감축도 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신‧개축, 내진 보강, 교실 공기질 개선 등 학생 안전‧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재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고교학점제 도입,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 및 미래형 교실환경 구축, 대학 재정 확충 등 교육 다양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교육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교총의 입장이다.

교총은 “이미 교육계는 ‘인구구조 변화대응 교육협의체’를 통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효과적 인력‧재정 운용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과정 운영, 수업 지원 등 교육본질 예산 확충에 우선 순위를 두고 효과적 투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기재부 결정에 대해 “교육재정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현재의 교육 수준에서 한 발짝도 전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교육재정 규모는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등 교육적 기준이 잣대가 되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전교조는 교원 확충, 교육 환경 정비, 고교 무상교육 실시, 4차 산업혁명 대비 인재 육성 등을 위해 교육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며 교총과 의견을 같이했다.

전교조는 “학령인구 감소는 OECD 최고 수준의 교육 여건을 만들 수 있는 동시에, 교육재정의 지속적 투자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의 원천으로 삼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기재부는 중차대한 사명감과 안목을 가지고 교육재정의 지속적 확대와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