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스승의 날이 38회를 맞이했지만, 교원들은 스승의 날이 반갑지 않아보인다. 교원 10명 중 8명이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으며, 과반수 이상이 교권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교사들은 교육권 확립을 위해 교육활동에 대한 결정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교원 87.4%가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10년 전인 2009년과 비교했을 때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55.3%)이 32%p나 증가해 역대 최고치였다.

이와 관련해 교권 보호와 교직생활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65.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교원 절반(50.8%)이 사기 저하와 교권 하락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를 꼽았다.

학부모 민원,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교원 명퇴 증가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에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55.5%)를 1순위로 꼽았으며, ‘교원 명퇴가 증가 이유’로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89.4%)과 ‘학부모 등의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73.0%)이 1, 2위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원 69.3%는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교권’을 꼽았다. ‘사회적 요구의 무분별한 학교 역할 부과 차단’(48.4%), ‘정치·이념 따른 잦은 정책 변경 지양(23.3%)이 뒤를 이었다.

교총은 “학부모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고, 명퇴의 주원인으로 드러난 만큼 교원지위법의 현장 안착 등을 통한 실질적 교권 확립과 교원들의 생활지도권 강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무상교육 등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쾌적한 교실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교사, 학생, 학부모 등 1753명을 대상으로 ‘민주적 학교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교육 주체 교육권 확립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교사의 교육권 보장 정도를 묻는 질문에 교육내용 결정권(78%), 수업운영권(89.7%)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학생생활 교육권(68.5%)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생활지도와 관련해 교권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갈등상황이 반영돼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교조는 지적했다.

특히, ‘학교에서 교육활동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교육권’으로 교사들은 교육과정, 교과서, 교재선정 등 ‘교육내용 결정권’(31.4%)을 1순위로 꼽았다. 전교조는 “교사들은 교육과정 구성에 있어 현장 교사들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교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인정되기 바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교사들이 교육 주체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권을 확립·보호하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 환경 마련을 위해 온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