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3월 올해 하반기 국가교육위원회 출범과 관련해 유초중등 교육 사무를 단계적으로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현안에 제동을 거는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어 교육부의 권한 이양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일 열린 월례회의에서 “지방 시·도교육청에 대한 중앙부처 통제가 지나치다”다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최 교육감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세종지역 주요 교육현안인 ‘단설 반곡유치원을 병설 유치원으로 운영하라’고 요구하고 ‘아름중학교 증축 계획이 부적정하다’고 결정한 것을 언급했다.

최 교육감은 “학교 운영형태는 교육감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교육감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자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세종시교육청 소속 직원 242명의 신분상 조치를 요구한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교육부는 중징계 1명, 경징계 14명, 경고 99명, 주의 128명 등 242명에 대한 조처를 요구했다.

최 교육감은 “우리가 고쳐야 하는 것, 더 공부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반성·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교육청 실정에 맞는 시책을 시행하거나 인사권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통제를 하려 하는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울산시교육청도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이행 때문에 국비 300억원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2016∼2017년 북구지역에 강동고, 송정중, 제2호계중 등 3개 학교 신설 승인을 받았다. 대신 ‘학교 신설과 통폐합 연계 정책’에 따라 3개 학교를 폐교해야 한다. 2015년 도입된 이 정책은 ‘학교총량제’라고 불리며 농어촌이나 구도심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야 신도심 학교 신설을 허가할 수 있는 제도다.

시교육청은 당시 조건부 승인에 따라 3개 학교 설립비의 50%에 해당하는 교부금 300억원 가량 확보했다.

시교육청은 북구지역에 송정택지개발지구 등 대단위 거주지가 조성됨에 따라 인구와 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3개 학교를 신설하더라도 기존 학교를 폐교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지난 4월 19일 열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학교 신설허가 조건 변경’ 안건을 제출했다. 중투위는 “조건부 허가를 내준 사항을 조건변경(해지)으로 이행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다”며 불허 결정을 내리고 시교육청에 통보했다.

시교육청이 폐교 없는 학교 신설 방침을 강행한다면, 확보된 국비 300억원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올 하반기 예정된 중투위에서 교육부를 상대로 조건변경 사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교육부가 수용할 만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등 조건변경 요청 안건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