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실력으로 1등한 것이다. 아버지는 모함을 받는 것”이라고 말해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업무방해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둥이 딸 A양과 B양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쌍둥이 언니 A양은 “아버지가 중간·기말 고사 답안을 사전에 알려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A양은 “공부를 열심히 해 실력으로 인문계 1등을 한 것인데 아버지가 같은 학교 교무부장이란 이유로 다른 학생·학부모들의 시기 어린 모함을 받는다고 생각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맞다”고 답했다.

이어 A양과 B양은 성적이 100등 이상 상승한 비결에 대해 “교사의 성향을 터득하고 맞춤형 방식으로 시험범위의 교과서를 철저히 암기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들도 똑같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느냐란 지적에 대해서는 “학습 의욕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공부의 양과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A양이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 작은 글씨로 정답을 적어놓은 것을 보여주며 그 경위를 물었다. A양은 “시험 직후 가채점을 위해 반장이 불러준 답을 적어둔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동생 B양과 같은 오답을 적어낸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한 모습을 보였다.

동생 B양도 답안과 관련된 키워드를 적어둔 메모장에 대해서는 “답안을 적은 것이 아니고 낙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서는 숙명여고 쌍둥이가 정답지를 사전에 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어 기말고사 서술형 문제로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를 주로 ( )와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내용이 출제됐다. 괄호 뒤에 ‘~와’라는 조사가 붙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게’라고 적었지만, 쌍둥이는 ‘상점 앞’이라고 적었다.

해당 교사가 제출한 정답지에도 ‘상점 앞’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취재 기자는 “오로지 쌍둥이 딸만 그 어색한 답 그대로 적었다. 미리 본 답을 그냥 써넣은 게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