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저장 학생·학부모 등 자동친구 등록
사생활보호 안 되고 수시 대화오자 차단 고심

“밤낮 할 것 없이 학생과 학부모에게서 카톡이 수시로 오는데 차단해야 할까요?”

학생과 학부모와의 소통을 도모하고자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으로 대화를 나누던 교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교사의 사생활보호가 안 되는 것은 물론 진지한 고민부터 가벼운 농담까지 수시로 학생들에게서 대화가 이어지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느꼈기 때문.

경기 Y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지난 3월 중 카카오톡 프로필에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다음날 학생들로부터 “여자친구 예쁘다” “언제 결혼할거냐” 등의 말을 듣고 순간 아연실색했다.

경기 Y고등학교 K교사는 “연락처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에 자동 친구로 등록되는 기능 때문에 원치 않는 사람까지도 친구로 등록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면서 “아무리 학생과 학부모와의 소통도 좋지만 교사의 사생활보도가 안 되니 불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들을 차단한다는 게 영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의 또 다른 교사는 학기 초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민 상담이 있으면 카카오톡으로 하라고 공지한 이후 밤낮으로 카톡 폭탄(대화가 대량으로 오는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 교사는 “실컷 고민 상담하라고 얘기하다가 이제 와서 학생과 학부모를 차단하는 것도, 전화번호 앞에 ‘#’ 표시를 붙여 자동친구 등록에서 제외하는 것도 교사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예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