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수그러들줄 모르는 미세먼지가 결국 사회재난으로 지정됐다. 각 시‧도교육청도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우왕좌왕하며 관련 수요도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아 교사들에게 행정 혼란을 주어 뭇매를 맞았다.

1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초등 저학년에 이어 올해 초등 고학년 교실에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위한 예산 26억원을 이미 마련해놓았지만, 미세먼지 대란이 이어진 뒤에야 관련 예산을 배부했다.

특히 최근 신설된 학교에는 공기정화와 에어컨 기능을 갖춘 중앙 공조장치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 학교들에도 똑같이 예산을 배부했다가 항의를 받고 예산을 회수했다.

또한 취약계층 학생 1만4000여 명에게 무상으로 마스크를 보급한다며 모두 택배로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가 학교 측에서 민원을 제기하자 직접 전달이 가능하다는 수정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결과 보고를 할 때는 인증사진을 첨부하도록 했다가 학교 현장에서 항의하자 재차 수정했다.

광주시교육청은 미세먼지와 관련해 [긴급], [긴급제출], [필독]이라는 머리글로 수십 건의 공문을 보내 교사들에게 업무 부담은 물론 행정 혼란까지 주었다.

장휘국 교육감은 ‘안전하고 깨끗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중 미세먼지 대응책으로 전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고 했고, 단계적으로 공약을 이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많은 공문을 남발한 이번 사태를 보니 함께 약속한 ‘공문서 50% 감축을 통한 학교업무 지원’은 잊은 것 같다. 미세먼지 이야기에 교권 보호까지 나와서는 안 되겠지만, 학기 초 학생들과의 수업, 생활지도, 상담만으로도 바쁜 교사들에게 ‘긴급’ 공문을 남발해 혼란을 준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