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대입과 직결되는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정부가 추진한 방과후교육, 고교학점제, 고교체제 개편 등이 사교육 감축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폭증 결과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며 2022학년도 대입제도, 2019학년도 역대급 불수능, 미온적인 고교체제 개선 등이 심각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이렇다 할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잘못된 ‘대입제도의 안정적 추진’, 대체재 공급방식인 ‘방과후학교 활성화’로는 사교육비 경감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교육걱정은 학생부 종합전형 개선 방안 및 입시 경쟁 완화를 위한 대입제도를 모색하며,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영재학교와 과학고 등에 대해 대책, 절대평가 취지 및 교육과정을 준수하는 등 수능 출제 개선과 내신 사교육비 억제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2일 논평을 통해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상승률과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에 주목했다. 전교조는 초등학생부터 과도한 사교육에 노출되면 다양한 사회적·정서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학대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100만원 이상 되는 가구 수도 상당해 노후 준비자금이 사교육비로 지출되어 장래 청년 세대의 부담 가중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상대평가’ 시스템을 ‘절대평가’로 과감히 전환해야 함에도 교육부는 여전히 안일한 현실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며 “2015 교육과정 정착과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2023학년도 대입체제 개편을 올 하반기에 발표하고,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13일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에도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에 달한 만큼, 사교육 대책은 물론 정부 교육정책의 기조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육과정 운영 변화 및 고교학점제 도입 ▲고입 동시 실시 및 고교체제 개편 ▲대입제도 개편 등을 사교육 대책으로 제시하고 추진했지만 학교 현장에 갈등만 초래했을 뿐, 이번 통계 결과처럼 사교육 경감 효과가 없었으며 기존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교총은 공교육정상화특별법,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금지 정책에 있어 사교육 절감 효과가 낮고,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하는 원인이며, 구호성 교육정책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 학력 향상을 위한 공교육 내실화 방안 마련과 정부가 추진 중인 유·초·중등 교육의 전면 시도 이양도 재검토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사교육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학벌 중심의 사회구조를 개선하고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법‧제도적 방안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