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에 급식을 납품하는 업체가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둔갑한 사실이 학부모들의 현장방문 끝에 밝혀졌다.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경찰은 해당업체 수사에 나섰으며, 구청은 긴급 위생 점검을 실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납품비리 의혹에 대해 민생사법경찰관과 합동 급식납품업체 점검·단속을 시행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정책이냐”고 지적했다.

전교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의 A초등학교 급식소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은 지난 11일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둔갑시켜 납품한 업체를 직접 찾아가 증거를 수집하고 비리 혐의자에게 확인서까지 제출받았다.

이 업체는 A초등학교에 2등급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냉동’을 ‘냉장’으로 둔갑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첫 납품 때 상태 불량으로 교환 요구를 받았으나, 겉포장만 바꿔 재납품을 했다가 또 퇴짜를 맞았다. 3차에는 타 회사 창고에서 보관하던 돼지고기를 빌려 재납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지난 2016년 불량급식 사태가 불거진 곳이기도 하다.

학부모들은 무려 다섯 차례나 업체 현장방문을 시도했으머, 진입 성공 후에는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 정의당대전시당 등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해당업체의 비리 혐의에 대하여 수사를 벌일 방침이며, 서구청은 12일 해당 업체에 대한 긴급 위생감시 점검을 실시했다. 외국산을 한우로 둔갑시켰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쇠고기 샘플을 채취해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때 대전시교육청의 대처는 미흡했다.

대전지부는 “대전시교육청은 정의당대전시당이 논평을 발표한 뒤 오후 6시 50분 경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불량 식재료 납품업체로 인해 학교급식의 안전성이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학교급식 개시 이후 최초로 민생사법경찰관과 합동으로 급식납품업체 점검·단속을 시행한다고 밝혔다”며 “대전시교육청 특유의 사후약방문 땜질처방 되풀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시민단체와 긴밀히 협조하고, 대전시, 자치구, 교육청, 검‧경 등이 특별 대책반을 구성해 상시적으로 단속하고 철저히 감시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