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대구시교육청은 관내 모든 초등학교 229곳, 중학교 125곳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시행했다. 초 3~6학년 8만여명, 중 1~3학년 6만여명 등 14만여명은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영역별로 시험을 치뤘으며, 이는 일제고사 형식에 해당했다.

교육부는 일제고사가 경쟁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2017년에 폐지했으며, 시도교육청에서 도 일부는 완전 폐지하거나 표집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구에서는 일제고사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강은희 교육감이 추진하는 교육정책 방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강 교육감은 6.13 선거 후보 당시 일제고사에 대해 “학교별 경쟁 심화나 성적비교 등과 같은 부작용도 있지만 학습능력에 대한 평가 시스템은 필요하다”며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었다.

또한 지난해 2월 초등학교 일제식 지필평가 방법을 개선하는 등 올해부터 일제식 지필평가를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지만 일제고사는 올해도 이어졌다.

대구지역 교사와 학부모들은 1인 시위를 펼치며 일제고사를 폐지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는 4일 논평을 통해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통해) 학력 부진학생으로 분류되어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그 효과가 미미하고, ‘공부 못하는 학생’이라는 낙인 때문에 학교 생활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을 잃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과 생각을 객관식 형태의 일제고사로 다 평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초 미달학생을 조기에 파악해 기초학력 교육계획을 세우기 위해 일제고사 형식으로 치뤘으며,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교사와 학부모를 설득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대전, 제주 등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있으며, 점점 사라지는 추세에 있다.

강은희 교육감은 지난 당선소감에서 “소통 교육감이 되어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학부모들의 바람대로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미래사회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며,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는 선거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 강 교육감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