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중에서도 학교명, 교목 등 학교시설, 문화 등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교 현장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조사하여 청산할 계획이다. 노옥희 교육감은 28일 정기 간부회의에서 “교육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치원 명칭을 비롯하여 학교명칭, 교가, 학교시설, 학교문화 등에 아직도 친일잔재가 남아있다”며 “일제 강점기의 명칭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것은 아니지만 근원을 따져보고 공론화를 거쳐 청산해야 할 것은 청산해야 한다”며 관련부서에서 계획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표적으로 ‘유치원’이라는 일본식 이름, 친일작곡가들이 작곡한 교가, 일본의 대표적인 조경수인 가이즈카향나무를 교목인 학교 등이다. 또한 학교 명칭에 방위명을 넣거나 순서를 매겨 부른 것도 일제 잔재다.

충북도교육청도 지난해 2월부터 일재 잔재 청산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교육현장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일본식 한자, 일본어 투의 말을 우리말로 순화시켜 사용하고, 교육에도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도교육청이 제시한 대표적 단어는 ‘훈화, 훈시’, ‘사정회’, ‘공람’, ‘별책’ 등이며, 이를 각각 ‘말씀’, ‘학년 말 평가회’, ‘돌려봄’, ‘딸림책’ 등으로 순화해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충북은 도내 초·중·고 90교, 특수학교 1교에 일본 향나무 1490여 그루,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는 5교라며, 가이즈카 향나무의 교목 지정을 해제하고 우리나라 나무로 교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경남도교육청도 교육청 정문과 중앙현관 사이 화단에 심어져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도 2016년 친일 반민족 행위자 김백일의 이름을 딴 백일초등학교를 광주지역 항일학생운동의 선도적 역할을 하였던 성진회의 뜻을 이은 성진초등학교로 변경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팀을 중심으로 교가, 교기(校旗), 교목(校木), 기념비에 이르기까지 친일 잔재를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의 일제 잔재 청산이 원활히 이루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이 2016년부터 ‘학교명을 부탁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지명, 행정구역 명칭, 방위명 중심의 학교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지난해 5개 학교에서 새로운 학교명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학교명을 부탁해’ 프로젝트에 참여를 결정한 학교들이 예산확보로 어려움을 겪거나, 학교 이름 변경 건을 놓고 학교 동문회 등에서 반발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이 도내 공사립 초·중·고교(특수학교 포함) 2385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방위명 104교, 행정동명 1156교, 마을명 1000교 등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해 학교명 변경을 희망한 학교는 ▲의정부서중학교→다온중학교 ▲송탄제일중·고등학교→라온중·고등학교 ▲백성유치원→봄누리유치원 ▲성남서고등학교→성남고등학교 등으로 5개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