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교원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 권리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며 반발했다.

정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학교의 교원이 가입하고 있는 노동조합 및 교원단체의 가입자수를 공개하도록 했다.

정 의원은 “교원의 정치 성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학생에 대한 교육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바, 학부모가 자녀 학교의 교원들이 가입하고 있는 교원 및 교원노동조합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조합원수 정보도 공시하여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교사노조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원의 노동조합은 학교장에게 조합원수 신고 의무가 없으며, 학교별 조합원수를 공시하겠다는 것은 노동조합법을 무시하는 초법적 발상이며, 노동조합에 대한 명예 훼손”이라고 반대의견을 내비쳤다.

교사노조는 헌법 조항을 근거로 이 개정안은 위헌적 법률이라고 재차 못박았다.

헌법 제33조에 따르면, 교원 노동조합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및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 조정법(노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합법적 노동단체로서 사용자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활동할 권리를 가진다.

이에 학교장이 교원의 노조가입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부당행위이라는 것이 교사노조의 주장이다.

교사노조는 이 개정안은 교원의 정치 성향, 가치관을 학부모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헌법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교육의 중립성까지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학생교육에까지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교사노조는 강조했다. 교사노조는 “공시가 강행되면 학교에서 정보 공시를 둘러싼 노동조합 및 조합원과 학교장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고, 학생들은 이를 일상적으로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노조는 “조합원수 공시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선생님이 어느 노동조합 조합원인지 궁금해 하면서 교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는 비민주주의적 학교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이는 매우 반교육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며 올바른 학생 교육을 위해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