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3일 등 사회, 수학, 과학 등 일부 교과서를 검정도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교과용도서 다양화 및 자유발행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교원단체는 환영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집필 기준 완화 혹은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좋은교사운동과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7일 논평을 통해 “교육자치를 넘어 학교 자치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검인정제도의 도입은 출판사의 좋은 교과서 제작 노력과 선택 권한을 갖게 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 단체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토의·토론하는 과정은 민주시민을 기르는데 필수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정교과서 체제는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중등학교는 7차 교육과정부터 검‧인정교과서를 도입해 수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들 교원단체는 ▲교육과정 권한을 시‧도 교육청으로 위임해 교과서 형태만 바꿀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변화를 꾀해야 하며 ▲교원과 교육전문가,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해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과 교과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도 9일 논평을 통해 “현장의 교육과정 연구는 활성화되어 국정교과서를 변화시키기도 했다. 교육의 시대적 흐름과 현장중심 교사 교육과정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과서 제도 자율화 방향은 시대적 흐름을 잘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은 ▲교사 업무를 줄여 전문적 학습공동체 시간을 보장하고 ▲초등 교육과정과 교과서 상시연구 기관 마련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6일 “학생과 교사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여, 미래사회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교사노조연맹은 교과서 자유발행제 확대를 위한 후속 조치 마련, 교과서 내용의 다양성을 위해 교수요목과 집필기준의 대폭적인 완화를 교육부에 제안했다.

교사노조연맹은 “검인정교과서의 집필기준이 되는 교수요목과 집필기준이 지나치게 상세화되어 있어 창의적인 내용의 교과서 집필에 제약이 있다”며 “심의 과정에서 수정 지시를 권고로 변경하는 등 심의과정상의 제약을 완화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의 교과서 선택권 및 다양성 확대를 위한 발행체제 개선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사회과목 등의 검정 교과서화는 사회적‧교육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검정 심사과정에서 오류 수정에 대해 ‘수정 권고’, ‘수정 요청’만 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된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총은 “과거 수정 지시와 수정 명령도 받아들이지 않아 법적 소송까지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과연 논란이 되는 내용에 대해 수정 권고나 수정 요청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정 권고 거부 교과서와 그 내용을 공지하는 것은 학교에 온전히 책임을 떠넘기고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초등 사회 등의 교과서는 역사, 이념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만큼, 사전 합의를 통해 집필 내용에 대한 기준안을 만들고, 이를 준수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