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은 순간 곽 교육감의 얼굴은 하얗게 변했다. 서울 고법 302호 법정을 가득 메운 그의 지지자들 역시 얼음처럼 굳었다. 재판장인 김동오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 가는 동안 눈을 감은 채 고개를 갸웃거리던 곽 교육감은 중형선고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커다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창백한 모습으로 법정을 나선 곽 교육감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남자 화장실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무슨 말을 하지...” 평소 달변으로 유명한 그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패닉에 빠진 듯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 측근 인사는 전했다. 그는 교육감이 그토록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잠시 후 포토라인에 선 그는 항소심 재판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사실 관계가 바뀐 것이 없는데 재판부가 양형에서 기계적인 균형을 맞췄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진실과 정의가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지지자들 역시 법원이 진보진영을 죽이기 위한 정치재판을 했다고  비난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법원의 결정을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이렇게 무거운 형량이 내려질 줄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제공한 2억 원이 선의의 부조로 지급되기에는 너무 큰 액수인 점 ▲곽 교육감과 박명기 교수가 경제적 곤궁을 이유로 2억 원을 선뜻 주고받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박명기 교수의 사퇴로 곽 교육감이 선거에서 이익을 얻은 점 등은 대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국가 백년대계를 담당하는 교육감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2억 원을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2억 원은 역대 공직선거법상 거액에 해당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곽 교육감이 현재 법령 해석을 다투고 있고, 법률심인 상고심에서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오는 18일 11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항소심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은 선의로 2억 원을 전달했으며 그 어떤 대가성도 없었음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은 사실 관계를 무시한 정치재판으로 승복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