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수험생과 학부모를 혼란시킨 2019학년도 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해 출제되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능 문제 중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제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사교육걱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생·학부모들은 출제된 문제가 학교 교육과정만으로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범위와 수준이었으며, 이로 인한 물리적·정신적 피해가 매우 크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수능을 통해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고, N수생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학원가에서는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고3 2020 수능행 열차’, ‘예비고3 수능 특강’ 등의 강좌가 개설돼 조기매진 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교육은 더 빨리 수능 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조장하며,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도 심각한 장애 요소라고 사교육걱정은 주장했다.

특히, 사교육걱정은 초고난도 문제라 평가받은 국어 31번 문제와 수학 가형 30번 문제를 분석하면 이번 수능에 출제된 문제는 현재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다른 방식의 문제유형이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선행교육 규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국어 31번 문제의 경우, 평가원은 ‘독서와 문법’의 성취기준을 근거로 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의하면 국어 31번 문항은 제시문의 내용을 추론하고 그에 나타난 필자의 생각을 비판하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여야 한다.

그러나 31번 문제는 만유인력의 원리를 추론해 그와 관계된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것을 요구하는 문제로, 국어과의 ‘독서와 문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성취기준이다.

수학 가형 30번 문제도 마찬가지다. 평가원은 ‘미적분Ⅱ’에서 삼각함수와 관련된 교육과정 성취기준은 ‘삼각함수를 활용하여 간단한 문제를 풀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는 주어진 구간이 없어 무한히 많은 해를 구해야 하는 문제로 교육과정의 수준을 벗어난 문항이라는 것이 사교육걱정의 주장이다.

사교육걱정은 “평가원은 수능의 성격과 목적을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는 출제로 고등학교 학교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성실하게 대비한 학생이 도저히 풀 수 없어 피해를 호소하거나 선행교육 규제법을 위반했다면 이에 대한 배상은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사교육걱정은 고교 교육정상화를 목표로 이번 수능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의 사례를 모으고, 평가단을 구성해 ‘2019 수능’의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할 계획이다. 그 결과를 토대로 1월 중 국가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