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옥

서울 정화여자중학교 교장

서울 정화여자중학교(교장 우성옥·사진)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면 등교(300명이하 전면등교 가능)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로 탄탄한 대응을 하고 있어 화제다. 동교는 한 학급에 12~13명이 수업하고 있어 코로나19 이전과 다름없는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지구는 팬데믹 3년째다. 동교는 소규모 학교로 전교생 등교수업을 하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학교발 확진 학생은 없었을 만큼, 방역과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교육계의 또 다른 고민은 원격수업으로 인한 아이들의 학습 결손, 학력격차다. 동교는 학기 초, 기초와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1·2학년 기본학력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부진의 원인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은 한국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 학습이 부진한 경우엔 그 출발점을 잡아 1:1 지도를 하고 있다. 학생마다 원인이 다르고 출발이 다르다. 이에 하나하나 개인별 맞춤 지도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동교와 소속된 교사들의 교육목표다.

동교의 특색사업 중 하나는 ‘사교육 없는 학교’이다. 교과 이외에도 수요조사에 따라, 다양한 문예체 프로그램을 마련, 방과후 학교, 동아리 활동, 자유학년제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잠재된 소질과 적성을 찾고, 학부모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교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바로 1학생 1악기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는 행복교육’을 목표로 아이들의 희망에 따라 학생 한 명당 악기 하나 정도는 마스터하도록 3년간 꾸준히 주 1회 레슨을 받고 이와 연계하여 동아리와 방과후활동을 했다. 이제 동교 학생들은 각자 본인의 악기를 들고 ‘반려 악기’라며, 평생을 함께할 친구라고 소개할 정도다.

▲ 동교는 10년째 아이들의 희망하는 악기로 1학생1악기 마스터를 해오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동교는 지난 17일~18일 양일간에 걸쳐 학교 방문이 어려운 학부모를 위해 비대면으로 총회를 운영했다. 첫날은 학부모들이 편안한 시간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구글 싸이트를 통해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계획이나 활동, 학부모 연수에 참여토록 했고, 둘째날은 이튿날은 각반 교실에서 줌(ZOOM)으로 담임선생님과 학생 전반의 문제에 대해 학부모와의 허심탄회한 상담이 진행됐다.

우성옥 교장은 비대면으로 학부모총회가 열려 아쉬움도 있지만, 보다 많은 학부모이 편한 시간에 학부모총회 사이트를 방문하고, 학교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담임교사의 상담도 비대면 원격상담으로 이루어져 학교에 직접 오시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또 다른 경험과 기회가 만들어졌음을 강조했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서 정화여중과 같은 작은 학교의 조용한 혁명은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과밀학급과 같은 문제가 왜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