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체 수요에 맞추기 위해 직업계 ‘자율학교’를 늘리기로 했다.

국립대와 전문대에는 고졸 직장인을 위한 ‘후학습자 과정’이 확대되고, 현장전문가 대상 사범대 특별전형이 신설된다.

교육부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해 지난달 27일 발표한 ‘평생직업교육훈련 혁신방안’에 따르면 유연하고 통합적인 직업교육훈련을 제공하고자 교육과정이나 교원 관련 규제를 완화한 직업계고 자율학교 지정을 늘리기로 했다.

자율학교는 수업 기간, 학생의 진급·졸업요건, 교과서 사용, 수업연한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직업계고 가운데는 현재 166개 학교가 지정돼 있다.

교육부는 학교가 직업교육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이에 걸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산업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는 학점제도 일반 고교에 앞서 직업계교에 먼저 도입한다.

김영곤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관은 “직업계고는 학점제가 운영될 수 있게끔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 많다”며 “마이스터고에 2020년 정도에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졸 직장인을 위해 국립대와 전문대에 ‘후학습자 전담과정’을 늘리고, 재직자의 ‘학습휴가’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 가운데 학력 기준 등이 불필요하게 들어가 있는 경우는 이를 완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소기업 재직자를 위해 공동훈련센터를 활성화하고 장애인 대상 직업교육훈련 인프라 구축과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가칭 ‘공립형 직업 대안고교’ 운영을 추진한다.

실무중심 교육을 하는 ‘선도형 전문대학’을 육성하고 전문대 교원 자격 기준도 개편한다. 앞으로는 전문대 교원의 경우 일반대 교원과 달리 산업체 근무 경력을 고려하도록 ‘대학교원 자격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우수한 현장전문가가 학생을 가르칠 수 있도록 전문교과 사범대 재직자 특별전형을 도입하고, 신산업분야를 중심으로 산학겸임교사에게 교사자격증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일반고를 졸업한 학생뿐 아니라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를 졸업한 학생도 대학에서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특성화고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현재 교원자격이 없는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교육을 이수하면 교사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산학겸임교사 자격증을 부여할 경우 현직 교사들의 반발이 제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영곤 직업교육정책관은 “4차 산업혁명 분야 같은 부분들은 지금으로써는 충분한 전문성 확보가 어렵고 기존 (교사들이) 자격증 가진 분야들을 대체하는 부분은 아니므로 현장에서 융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마련된 ‘평생직업교육훈련 혁신방안’은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산업구조와 일자리 지형이 바뀜에 따라 미래 사회에 대비할 직업교육훈련의 방향성을 담았다.

이를 위해 미래 유망분야와 성장동력 분야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직업교육훈련 고도화방안도 담겼다. 이를테면 다양한 온·오프라인의 교육을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무크에 직업교육훈련 강좌가 신설된다.

정부는 이런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국무총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국가 산학연협력위원회’에서 직업교육훈련정책을 연계·조정하고, 재정투자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김상곤 부총리는 이날 사회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고교단계부터 직업계고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확대해 산업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현장 전문가들이 교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성인 재직자가 취업 후에도 계속 학습할 수 있도록 선도형 전문대학과 4년제 국립대학 전체에 ‘후학습자 전담 학위과정’ 설치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