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항목이 대체로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 신뢰도 제고를 위한 정책숙의 시민정책참여단이 그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교육부에 제시한 권고안에 따르면 앞서 시민참여단은 지난달 1차 숙의에서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동아리와 소논문, 봉사활동 실적과 특기사항,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재범위 등을 ‘쟁점항목’으로 선정해 집중논의했다.

참여단은 모든 교과 소논문활동을 학생부에 적지 않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창의적 체험활동 중 소논문 항목은 앞으로 삭제되고, 특기사항 기재분량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소논문에 매달리는 일이 적지 않았고, 학원에 소논문을 대필시키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이처럼 소논문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참여단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삭제’하자는데 찬성(매우찬성·찬성·양해)했다.

수상경력 기재에 관해서 참여단은 특정 학생에 상 몰아주기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에 따라 “기재하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자율동아리 항목에 관해서는 “현행처럼 적되 (동아리) 가입을 제한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만 학생부에 기재하라”고 참여단은 권고했다. 동아리 활동이 학생부에 반영되다 보니 부모가 동아리 활동에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봉사활동 실적의 경우 교내·교외활동 모두 적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참여단의 판단이다. 현재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영역의 하나로 돼 있는 봉사활동 특기사항(500자)은 적지 않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라는 권고이다.

담임교사나 교과교사가 적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지금처럼 재능이나 특기가 관찰되는 경우 기재하자는 쪽으로 참여단의 의견이 정리됐다. 총 4천자를 적을 수 있어 학생부 기재항목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그렇지만 기재분량이 너무 많고 특정 학생에 대해서만 기재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기재분량을 줄이되 모든 학생에게 적어주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모든 학생에게 쓴다는 것도 교사 업무부담을 지나치게 무겁게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참여단은 지금처럼 일부만 적는 방안과 모든 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재투표까지 벌여 현행유지에 합의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중 특기사항 기재분량을 3천자에서 1700자로 줄이는 데는 합의가 이뤄졌다.

진로희망을 삭제하되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활동 특기사항에 관련 내용을 적고 대학에는 제공하지 않는 방안, 고등학생 자격증·인증 취득상황은 적되 대학에 주지 않는 방안 등에도 ‘찬성’으로 정리됐다.

청소년 단체활동은 학교 교육계획에 따른 것만 단체명을 기록하는 방안,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기재사항을 간소화하는 방안, 방과후학교 수강내용은 적지 않는 방안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다.

부모정보와 특기사항 삭제 등 인적·학적사항 통합, 출결사항 중 ‘무단’을 ‘미인정’으로 바꾸는 방안, 누가기록(학년·월별로 계속해 기록되는 사항) 기재·관리방안 교육청에 위임하는 방안 등에도 의견이 대체로 모아졌다.

학생부 개선안 적용 시점으로 내년 초·중·고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매년 확대해가자는 데도 참여단의 의견이 접근했다.

반면 일반쟁점 항목 13개 중 독서활동상황 기재방식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재분량 등 2개 항목에는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재분량을 1천자에서 500자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과 반대가 엇갈렸다. 이에 시민참여단은 찬성의견과 반대 의견을 구분해서 제시했다.

이번 숙의과정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은 학생·학부모·교원·대학관계자·일반시민 각 20명씩 총 10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차례 숙의(합숙회의) 과정을 거치며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교육부는 이미 이번 정책숙의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시민참여단의 이번 권고안은 대부분 교육부 방안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이달말까지 최종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시민참여단은 이밖에도 ▲초‧중‧고 학교급별 학생부 분리 ▲학생부 기재내용 신뢰성 제고 장치마련 ▲일관된 기재원칙과 교육 실시 ▲교사 권한 강화 및 업무 부담 경감 ▲학생부 관련 학생‧학부모 교육 및 지속적인 의견 수렴 ▲학생부 열람 제한 등의 의견도 제시하고 관련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