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갈 때 납부하는 입학금이 ‘폐지’대상에 올랐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와 대학생 및 시민단체들이 대학입학금 폐지를 요구해 온 데 이어 유력한 대통령후보들도 폐지를 공약하고 나선 것이다.

대학입학금의 경우 징수근거와 목적이 뚜렷하지 않기에 학생과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노수석 열사추모사업회 등 주최로 열린 '헬-우골탑 해소방안, 차기 정부에 요구한다' 토론회에서 대학입학금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희성 연구원은 "입학금의 성격을 '입학 사무에 드는 실비 충당비용'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미 대학은 입시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을 '입시전형료'로 징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대학등록금 자체도 "고지서를 기준으로 등록금을 반값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국가장학금 지원방식으로 반값등록금을 추진했지만,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에 미흡했다"고 말했다.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라는 주장은 이미 시민단체와 서울의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들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참여연대·청년하다·반값등록금국민본부와 고려대·이화여대·한양대·홍익대·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지난 3월 2일 서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대학 입학금은 산정 근거와 집행명세가 투명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대학이 100만원에 가까운 입학금을 징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학은 입학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입학 허가를 내주지 않는 시장지배력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이 지난해 학생들과 시민단체의 신고와 소송에 신중한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는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 입학금 반환을 청구하는 대학생 9782명이 서명한 소장을 제출했다.

또 작년 9월에는 입학금이 대학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강요하는 '이익 제공 행위'라면서 공정위에 신고했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대학입학금 폐지를 공약을 내걸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BE(비)정상회담' 토론회에서 청년공약을 발표하면서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입학금이 폐지되면 등록금을 올리고 싶은 유혹에 대학이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못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도 지난 2일 교육공약을 발표하면서 대학 입학금과 국공립대 등록금은 없애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사립대 등록금도 360만 원 이하로 묶겠다고 말했다다. 이처럼 대학입학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와 공약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차기 정부에서 대학등록금 인하정책을 추진할 경우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