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비롯해 주요 행사에서 교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전달되는 카네이션이 청탁에 해당되는지를 둘러싸고 교사들과 정부 사이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교사에게 주는 카네이션과 캔커피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결론을 내리자 교원단체들이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1일 제4차 관계부처 합동 해석지원 TF를 열어 학생들이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최종 유권 해석을 내리자 이를 반박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교총은 논평에서 ‘카네이션’은 사회적 비판과 척결 대상인 부정부패나 청탁의 행위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사제 간 존경과 신뢰라는 사회상규와 미풍양속을 외면한 경직된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카네이션은 제자가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하는 모습의 상징으로, 부정부패나 청탁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제자가 스승에게 꽃 한 송이 줬다고 죄가 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교총은 아울러 유권해석을 하면서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교총은 정부의 경직된 법령 해석이 가뜩이나 어려운 학교현실을 더욱 기계적이고 삭막한 공간으로 만들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총은 ‘청탁금지법’ 시행이후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김영란법 시행 관련 유‧초‧중‧고 교사 설문조사 결과(95%신뢰수준에 ±1.49%) 응답 교사의 76.7%(632명)가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 송이를 제자가 교사에게 전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인데 해석이 너무 과도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민권익위원회와 법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5만원·10만원 이내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라고 해도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부조라는 '목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결론지었다.

정부는 특히 교사에게 캔커피나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는 '목적 요건'으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청탁금지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정부는 그러나 언론사가 특정 업체와 공동으로 공연을 주최하면서 공연 티켓을 판매하고 사업을 위한 경비를 마련하는 경우에는 사회 통념상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라며 청탁금지법상 허용된다는 입장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