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 교육과정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가 추진하려 했던 초등 한자 ‘병기’교육이 교육현장의 거센 반발로 한자 ‘표기’로 방향을 선회해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교육부 교과서정책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표기 방안 연구’ 과제를 공모하고, 연구진을 구성해 표기방안에 대해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다가오는 11월 내용을 공개하고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한자 표기 방식은 교과서 옆 날개, 밑단 각주, 단원 마지막의 미주 중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위치에 음과 뜻풀이를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본문에 한자를 ‘병기’할 경우 훈 표기가 어려워 실효성이 적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한편, 한자교육 반대 단체들은 “정작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손익과 효과성 검토, 중학교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자교육의 실패 요인 등 근본적인 의문은 외면한 채 교육부가 ‘꼼수’로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를 사실상 강행하려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지난 5일 열린 전교조 현장 연구발표회에서 우지영 서울 유현초 교사에 따르면 “5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가 실린 작품을 보면 어려운 한자어가 40여개가 나온다. 하지만 아이들은 쉬운 말로 설명하며 읽어주자 몰입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학생들이 한자를 일생생활에서 접하면서 이미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을 뿐 더러 한국어체계를 내면화한 중학교 수준부터 한자교육을 시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 교과서에 한자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국한문 혼용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