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은 취임 2주년을 맞이해 지난 29일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교육감은 지난 2년 간 행보를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삶을 가꾸는 교육』이라는 교육지표를 바탕으로 혁신교육이 안정적인 현장 안착을 위해 묵묵히 걸어왔다고 자평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반환점을 지나서 남은 2년 동안 ‘알파고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또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학교가 가장 먼저 변화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미래혁신교육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비리 사학이 온당하지 못한 학교 경영으로 학교 교육이미지 훼손 및 사학정신을 망가뜨리고 있어 2년간의 임기동안 공정한 사학 운영 각종 비리의 완전한 척결을 통해 서울 교육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교육감이 비리 척결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나선 것은 지난 해 충암고 학교 급식 비리를 시작으로 시교육청 K감사관 비위 서울시내 학교 불법 경영 등 각종 비위사건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관련 비리에 대한 구설수를 원천 차단하고 보다 공정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는 앞으로 2년간 추진해나갈 혁신 교육의 과제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방과 후 교실 지자체 전환 검토 △공모사업 학교 별 선택제 전환, △민간 전문가제도 신설 △ 퇴직교직원들의 교육인생이모작 사업 추진 등을 통해 보다 완성도 있는 혁신교육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방과 후 교육 활동 ‘지자체 전환’ 검토

조 교육감은 2년 동안 80개 학교를 방문해 현장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부여되는 업무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과제가 혹처럼 붙어 있다보니 업무 정상화를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음을 몸 소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사교육을 공교육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교사들의 업무 경감 차원에서 학교 내부로 들어온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지자체로 이전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교육청 공모사업 폐지…학교 별 선택사업 전환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학교 자율성 강화 차원에서 개별학교가 자율적으로 예산지원을 원하는 사업을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필요 경비를 지원하는 '공모사업선택제'를 전면화한다.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현장에서 교육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과감한 교육정책 감축 등을 통해 학교 별로 역량에 맞는 혁신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교육청 주도 공모사업을 폐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금까지는 교육청이 미리 정한 공모사업에 지원해 통과하는 학교만 예산이 지원돼 학교별 예산지원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돼, 학교의 자율성 저해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조 교육감은 "올해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공모사업선택제의 대상이 11개에 불과했다"면서 "올해 공모사업선택제를 통해 학교가 약 500만원 규모의 자율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내년에는 학교기본경비 외에 학교 당 추가로 대략 4000여만원의 '사업 자율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내년부터는 '학교가 원하는 것을 모두 지원한다'는 원칙 하에 교육청의 모든 공모사업을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사업대상으로 만들겠다"며 "이번 시도는 전국 교육청 가운데 최초"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정책변화를 계기로 기존에는 개별 학교들이 평균 500만원에 해당하는 사업 자율성만 가질 수 있었다면 내년부터는 4천만원 가량의 추가적인 사업 자율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