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교육부는 청소년들의 질병 양상이 성인화 되는등 변화가 나타나자 초중고 학생 건강검사제도를 10년 만에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혈액형 검사 등을 없애는 대신 비만 관련 검사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건강검사 제도는 1951년 처음 시행됐고,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신체검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했다. 2005년 개정 이후 10여년만에 처음 손질해 그 추진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문진수 서울대병원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한 연구팀은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용역을 받아 ‘학생건강검사 항목 개선’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청소년 질병 발생 양상이 점점 '성인화'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반영해 건강검사 항목 역시 조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비만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비만학생 중 혈액검사 이상자 비율이 높아 사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보고서 발표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혈액형 검사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서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혈액형 검사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혈액형은 학생들의 사적인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수집하는 것에 대해 민원율이 높아지는 등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아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4학년ㆍ고등학교 1학년에 하는 색각 검사 역시 색각 이상은 형질일 뿐 질환이 아니며, 치료 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검사로 평가됐다.

B형 간염 검사 역시 양성률이 2009년 0.43%에서 줄어들기 시작해 2012년 이후에는 0.1%대를 유지하고 있어 삭제 대상에 올랐다. 척추측만증 검사의 경우 유병률은 낮지만 최근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정확한 평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건강검사 제도가 개정된 지 10년이 된 만큼 항목을 새롭게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협의를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