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교원 정년이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되면서 무더기 교장 부족사태가 발생했다. 연금이 줄어들것이라는 불안과 명예퇴직수당을 못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교단에 휘몰아 치면서 정부 예상과 달리 대규모 교장들이 교단을 떠나버렸다. 당황한 정부는 부랴부랴 교장자격연수대상자를 늘리고 퇴직한 교장까지 계역교장이란 이름으로 불러들여 급한불을 꺼야했다.
전쟁통 같던 당시 상황은 신규교장 임용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교장자격증을 딴지 6개월 만에 교장으로 임용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걸쭉하게 표현하면 느닷없이 터진 관운에 대박난 교사들이 넘쳤다. 당시 교육계에서는 정년단축여파로 졸지에 교장에 오른 이들을 ‘찬돌이’라고 불렀다. 이해찬 장관의 이름에다 ‘젊고 어리다는’의미가 담긴 단어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교육계에서는 ‘호돌이’가 유행어로 자리잡을 태세다. 정부가 교장공모제를 확대키로 하고 자격연수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나온 말이다. 경력이나 승진 점수에 관계없이 공모만 통과하면 누구든 교장이 될수 있다. 교장 자격증 취득자만 올 상반가기 3천여명에 달한다.
예년보다 1천여명이 늘어난 규모다. 호사가 들은 이들을 공모제 확대정책을 주도 하고 있는 이주호 차관과 연관지어 ‘호돌이’라고 부른다. 다분히 자조적인 교단의 풍속도는 정권교체기마다 널 뛰듯 하는 교원정책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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