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조희연 교육감이 7일 발표한 학교문화예술교육 정책이 문용린 전 교육감의 독서교육 활성화 대책을 그대로 베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교육감의 문예교육과 문 전교육감의 독서교육의 핵심 정책들이 용어만 다를 뿐 유사한 포맷을 가지고 있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내용이 다르더라도 형식이나 틀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면 표절에 해당된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제2 서울창의인성교육센터 개관과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 강화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학생들이 초중고교를 거치는 동안 문화예술기예나 스포츠 하나는 즐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학교문화예술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학교마다 하나의 문화예술 브랜드를 갖는 ‘1학교 1문화예술 꿈길 학교’를 운영하고 ‘서울학생 1인 1 예술 꿈’ 프로젝트, 학생이 주인이 되는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교원들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예술 체험 기회 확대, 교원동아리 활동 발표회, 문화예술 수업 직무연수, 체험형 워크숍 등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방안으로는 ‘문화예술교육센터’를 설립, 예술교육 공간을 확대하고 다목적 공연 체험 세트를 갖춘 ‘예술 꿈버스’를 도입, 학교로 찾아가는 문화예술 체험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지난해 2월 문용린 당시 서울교육감이 발표했던 ‘독서교육활성화 대책’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당시 문 교육감은 ‘1교 1독서동아리 운영’, ‘독서전용시간제 운영’, 교사 독서동아리 지원, 테마독서 기행, 서울독서교육지원센터 구축, ‘행복독서버스’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 추진계획으로 내놓았다.

학교 마다 한 개 이상의 독서 동아리를 운영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활동을 권장하는 한편, 다양한 독서 체험교육 및 연수를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학교마다 대표적인 독서 동아리를 운영하자는 것으로 학교별 문화예술 브랜드 만들기를 주문한 조 교육감의 정책과 추진방식이 거의 유사하다.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며 동아리 활동과 체험교육, 직무연수를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뿐 아니다. 조 교육감이 문화예술교육인프라를 위한 창의문화예술교육센터를 서울동명초 설치키로 한 것 역시 문 교육감 당시 창덕여중에 독서교육지원센터를 두겠다는 계획과 정확히 일치한다. 유휴교실을 이용, 거점 센터를 운영한다는 아이디어까지 똑같은 셈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술 꿈버스’를 마련해 학교를 돌아다니며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문 전 교육감이 운영했던 ‘행복독서버스’와 간판만 바뀌었을 뿐 다를 바 없는 정책이다.

행복독서버스는 학생들의 독서 체험활동을 돕기 위해 시교육청이 버스를 제공, 파주 출판단지 등에서 출판이나 인쇄과정을 배울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문 전교육감은 학생들과 버스를 함께 타고가면서 책을 읽어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한 바 있다.

정책 표절 논란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동일한 단어가 반복되거나 다른 사람 글의 형식을 그대로 옮겨놓고 내용만 바꾼것이라면 표절이라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