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교육정책이 자주 급변하다 보니 전문직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또 교장, 교감 승진혜택은 줄어든데 비해 업무 부담은 많아지면서 장학사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죠.”

한때 교장 교감 승진의 왕도(王道)로 각광 받던 교육전문직 인기가 최근 들어 시들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중등 교육전문직 시험 응시가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의 경우 지난해 전문직 시험 응시자가 195명이었으나 올해는 178명으로 줄었다.

특히 교감 출신 전문직 응시자는 올해 10명 모집에 12명이 지원, 1.2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7명 모집에 36명이 지원, 2.1대 1의 경쟁률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중등도 지난 2013년 120명에서 지난해 111명으로 응시자가 감소했다.

올해 응시인원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이지만 실제 응시자는 이보다 약간 적을 것으로 보여 하향 곡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교육전문직 인기가 하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교육계에서는 ▲잦은 정책 변경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과 ▲교장 교감 승진 혜택 감소 등 구조적 변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전직 장학관출신 A 교장은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뒤집어 지는 바람에 교육전문직들의 업무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교육본질 보다 진영논리에 정책이 휘둘리는 것을 보면서 현장교원들이 전문직 진출을 꺼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교장 교감으로 승진 메리트가 약화된 것도 전문직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B 장학사는 “솔직히 동기들 보다 교장으로 빨리 승진하고 싶어 전문직을 지원했는데 막상 근무해 보니 현장 교감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실망했다”며 “사서 고생한 것 같아 후회할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전문직 5.5~6년 근무면 교장 승진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7년 정도가 돼야 가능한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전문직 응시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10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는데 전문직 전직 제한기간이 늘어나면서 선호도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전문성과 행정력을 갖춘 우수 교원들의 등용문이던 교육전문직. 한국교육의 총아로 불렸던 그들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