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해마다 전국 시도교육청 청렴도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했던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들어 확 달라진 모습이다.

스승의 날을 전후로 음성적인 촌지 수수 관행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18일 현재 서울시교육청에 접수된 촌지수수 제보는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촌지를 받았다는 제보는 지난 1월부터 이날 현재 까지 0건을 기록 중이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력한 촌지 근절 대책이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경각심을 심어줘 촌지를 둘러싼 민원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온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월 단 한번만 촌지를 받아도 중징계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 불법찬조금 및 촌지 관련 민원발생을 원천 봉쇄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대신 교육청이 운영하는 서울교육콜센터(1396)에는 5월 들어 교사와 학부모들로부터 감사 표시의 한계를 묻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

교육청의 촌지 대책이 워낙 강경해 자칫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확인전화가 빗발친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케이크나 책, 꽃바구니, 뜨개질 머플러를 선물해도 되는지. 한다면 얼마까지 허용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불안하기는 교사들도 마찬가지.
 
한 초등학교 교사는 “반 아이 5~6명이 2~3천 원씩 걷어 선물을 한다고 하는데 받아도 되는지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물론 콜센터 상담자 중에는 촌지를 사람을 봤다거나 촌지수수가 의심스럽다는 전화도 있었으나 실제로 교육청에 신고한 사람은 없었다.

콜 센터 측은 “익명으로 전화 접수를 받기 때문에 허위사실이거나 근거가 빈약한 경우가 많다”며 “한 학부모는 3년 전 촌지 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신고해도 되느냐며 제보 접수 유효기간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서울교육콜센터에는 5월 들어 옛 스승을 찾아 달라는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에는 하룻동안 696건이 접수되는 등 폭주 사태가 빚어졌다.

한 관계자는 “사제간의 정이 메마른 세태라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옛 은사를 그리워하고 있어 놀랐다”며 “다만 오래전 근무했던 교사를 찾아 일일이 본인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실제 만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