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기자]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지난 6월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경쟁자인 고승덕 후보 자녀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했는데, 4일 검찰이 사실무근으로 결론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 5월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승덕 후보가 두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시켜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고 고 후보 자신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고 전 후보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에 거주할 당시 이민이 아닌 유학·취업비자를 받는 등 영주권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조희연 교육감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조 교육감측은 검찰이 밝힌 고승덕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 "당시 제기됐던 의혹을 바탕으로 고 후보에게 사실을 해명해달라고 요구했을 뿐"이라며 "이는 당시 선관위에서 이미 '주의 경고'로 마무리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조 교육감이 실형을 선고 받고 교육감직을 상실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 교육감과 가까운 변호사 A씨는 “선거 당시 고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안 자체가 경미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당선 무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기소도 고발사건에 의한 절차에 따른 것일 뿐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수성향 변호사 B씨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로 당선 무효형을 확신한다”면서 “재판에서 흐지부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조 교육감의 경우 (영주권)소문을 듣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사실이고, 그 소문이 허위이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해당 된다는 법원 판례가 있다” 면서 “이번 사건은 딱 그런 케이스에 해당된다” 고 밝혔다.

이어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 벌금이 최하 500만원 이상 이어서 유죄 판결이 나면 아무리 경미하게 처리 한다 해도 재판부가 벌금을 경감하는 재량폭이 2분의 1밖에 안돼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250만원의 벌금형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 후보 자녀의 영주권 의혹 폭로와 관련, 선거 당시 조희연 후보 진영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조교육감 측근 이모씨가 영주권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캠프 내에서 비판이 많았다”며 “일부는 즉각 (고 후보에게)사과하고 발을 빼자는 주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측근 이모씨가 단독으로 조교육감을 설득해 서울교육청 기자실에서 영주권 문제를 거론 했다”며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크게 질책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