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선거기간에 내세운 공약인 자율휴직제와 관련, 교원들이 자유롭게 휴직할수 있도록 휴직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2일 오후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법령상 휴직사유를 완화해 연간 500명 정도는 자유롭게 휴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무급보다는 세금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봉급의 20%정도를 급여로 지급하는 것을 아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교사도 대학교수 처럼 연구할 수 있도록 안식년이 필요하다”며 공감을 나타낸뒤 “교육감의 방안이 실현되면 대한민국 교육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 교육감은 “우리사회는 지금 만성 피로사회이고 그 중에서도 교사들이 정말 피곤하다”며“개인적으로는 교사들이 7년마다 자율휴직제를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회장도 "지난 정부때 교사 연구년제가 도입됐지만 정책 혼선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교원 자율 휴직제는 지극히 현실적인 대안이니 만큼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밀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조희연교육감과 안양옥회장이 명함을 교환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병열 서울교총 회장


조 교육감의 이같은 발언은 현행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휴직 규정을 개정하거나 기존 연구연제를 확대하겠다는 의미여서 교육부가 이를 수용 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회문제로 까지 비화되고 있는 명예퇴직 대란에 대해서는 안회장과 조 교육감 모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안 회장은 “교원 명예퇴직이 가장 중요한 현안 문제인데, 교육감님들이 해주고 싶어도 재원 등에 어려움이 있으신 것 같다”며 “교원단체와 공동으로 중앙정부에 문제 해결을 제안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작은 TF라도 구성했으면 좋겠다”면서 “교육장관은 물론 필요하다면 대통령을 만나서 국가적 의제로 다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조교육감은 동석한 유병열 서울교총 회장이 초등학교 유휴시설에 어린이집을 설치 방안 철회를 요구하자 "이는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협력 요청사항을 서로 제시하는 자리에서 의견이 나온 것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조교육감은 "돌봄교실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나가겠다" 며“어린이집 문제는 잘 검토해서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와 관련, 안 회장은 “소규모학교는 지역 최고의 문화공간인 만큼 살릴 필요가 있다”며 “서울에서 먼저 시범을 보이면 전국적으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선거기간 중 교총을 방문했을 때 받은 교총 정책자료집 중 소규모학교 부분이 인상적 이었다”며 “도시에 맞게 ‘도시형 소규모 학교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교총과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문용린 전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자사고 정책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안 회장이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반고의 교육과정에 자사고나 특목고 이상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자 조 교육감은 “특목고 등은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감독하고, 오히려 일반고는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할 수 있게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이어 안 회장이 “자사고 문제는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 등록금을 3배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모의 사회 경제적 능력에 따라 교육기회가 결정되는 것은 우리정서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조교육감은 “경제력에 의해 진입장벽 쳐지는 자사고 문제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반가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조 교육감은 한국교총을 방문한 데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방문했다.

조 교육감은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친일 독재교과서가 국정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누리과정과 돌봄교실에 막대한 재정이 투자돼 교육재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사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예산을 부담하도록 적극 요청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교사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될수 있도록 교원노조법 개정에 교육감 들이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조교육감과 한국교총및 전교조의 첫 대면은 비교적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한국교총에서는 안회장과 조교육감이 하아파이브를 두차례나 하는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반면 전교조 방문에서는 법외노조 및 교사 시국선언 여파로 어색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