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교육청 인사에서 학연과 지연을 철저히 배제한 인사 탕평책을 실시하고 교육감 비서실 기능을 축소, 세칭 ‘비서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당선인은 27일 오후 서울시내 초중고 교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능력있는 분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누가 봐도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균형잡힌 인사를 할 것”이라며 “투명한 인사를 통해 정부 청렴도 평가에서 꼴찌를 한 서울시교육청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유능한 분을 교육감에게 직접 추천할 수 있도록 공개 메일을 만들어 인사 제안을 받을 생각”이라며 “학연과 지연을 배제하고 특정학교가 인사를 독점하는 폐해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당선인이 간담회에 참석한 교장들의 질문내용을 메모하고 있다.

투명한 인사 탕평책을 통해 서울교육청의 고질적인 인사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이어 교육감 취임 직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럴 일 없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조 당선인은 “교육청 직원은 물론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행 서울시 교육청 조직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기조에 따라 실국장 포함 주요 간부들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법에 저촉이 되는 행위를 한 공무원등 소수의 인사이동은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위 내부의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교육청 조직을 끌어 안고 가겠다는 것은 여러분(교장을 지칭)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메시지”라며 “자신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임 곽노현 교육감의 비서정치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조 당선인은 ‘곽 전 교육감때 처럼 비서들이 교육행정을 좌지 우지 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건의를 받고 “많은 분들이 그런 우려를 나타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내 사람을 심기 위해 기존 직원들을 밀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우려를 일축했다.
 
조 당선인은 교육감 비서실장만 교체하고 문용린 교육감을 보좌했던 비서실 소속 장학관과 장학사들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빈 교실을 어린이 집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현장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현장 적합성등을 시뮬레이션한 뒤 판단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 당선인은 " 초등돌봄교실이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좋은 정책이라도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 하겠다”며 이해를 구했다.


조희연 당선인과 교장단 간담회 모습

지난 교육감선거에서 일반고 전성시대를 공약했던 조 당선자는 자사고 정책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들을 빼 가는등 일반고를 황폐화시키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 하면서도 “상위 5% 이내 학생들을 위한 수월성 교육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자사고를 뜨거운 감자에 비유 하면서 앞으로 많은 고민을 해애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혁신학교 교사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했다.

개인적으로는 50% 정도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반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당선인은 “앞으로 단위학교뿐 아니라 자율적인 혁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혁신교육 모델을 다양화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1시간 40분 동안 모두 23명의 교장들이 다양한 교육정책개선 방안을 건의하는등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