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책가방, 딱딱하기만 한 등굣길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포근히 감싸주는 학교가 있다.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과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등교하는 학생들을 교문에서 맞아주며 아침을 시작한다.

지난 17일 서울 원묵중학교(교장 김원기) 교문 앞, 경쾌한 라데츠키 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학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원묵중학교 오케스트라가 학생들이 등교하는 가운데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5월 부터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 오케스트라 교문 연주회를 열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인성교육 차원에서 시작된 행사다.

이날은 중랑경찰서 소속 학교담당경찰관과 학부모 임원단, 샤프론 봉사단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요한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피날레, 그리고 헨델의 오페라 솔로몬 중 시바여왕의 도착등 3곡이 연주됐다.

학생들 연주가 끝나자 이번엔 김원기 교장이 나섰다. 클라리넷 연주가 일품인 김 교장은 직접 ‘클레멘타인’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각각 연주했다.

원묵중의 교문 맞이 오케스트라 연주는 학생들의 인성을 순화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그램.

김 교장은 “처음엔 낯설어 하던 학생들이 지금은 박수 치며 등교하는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멋진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