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교원들의 마음을 얻는 자가 교육감이 된다.’ 서울교육감 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선택이 당락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었지만 서울 교육계는 아직 확실한 우위를 점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은 채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역대 교육감 선거와 달리 뚜렸한 정치 쟁점이 없는데다 각 후보의 공약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실정이어서 교육계 민심이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교원들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각 후보진영은 교육계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지방선거 서울지역 유권자는 844만명. 서울시교육청 소속 초중고 교원은 약 7만2천여명이다,

비록 전체 유권자의 1% 규모이지만 교육감 선거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 교원들의 영향력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시장 선거등 굵직한 정치 현안에 밀려 깜깜이 선거로 불려온 교육감 선거. 일반 시민들은 교육감 후보의 면면을 잘 알지 못하는 만큼 유권자들이 교육계 종사자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으로 보여 왔다.

적극 투표층일 뿐더러 교원 직계 가족은 물론이고 학부모들 조차 교육계 분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어 파급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교육현장의 정서가 교육감 선거 판세를 좌우한 사례는 지난 2010년과 2012년 선거에서 잘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서울교육감 선거때 이원희 후보는 정부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줄곧 선두를 달렸지만 부적격 교원 10% 퇴출이라는 공약을 내놨다가 곽노현 교육감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일반 시민들은 이원희 후보 지지가 많았지만 교사들이 등을 돌린 그는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선거도 마찬가지. 곽노현 교육감의 지나친 급진 개혁정책에 피로를 느낀 교원들이 당시 보수진영 후보였던 문용린 교육감에게 '묻지마 몰표'를 몰아준 것이 결정적 승인이 됐다. 전교조를 중심으로 진보진영이 수성에 나섰지만 보수성향 교원들이 똘똘 뭉쳐 문 교육감을 지지, 서울시 전역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6.4 선거에서도 교육계 민심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반영하 듯 고승덕, 문용린, 조희연 후보등 출마자들은 교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양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고승덕 후보는 교원 잡무경감에 포커스를 맞췄다. 고 후보는 불필요한 보고와 통계를 50% 줄이겠다는 ‘공문클리너’ 공약을 제시했다. 또 과밀학교에는 인턴교사등을 배치 교사의 수업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문용린 후보는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안식휴식년제를 도입하고 수업시수를 단계적으로 경감 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후보는 교장공모제확대와 교원업무 정상화, 학교자치기구 법제화를 교원공약으로 내걸었다.

교육계 민심은 이번 2014 선거에서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교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