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이젠 교사도 힐링이 필요한 시대다.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늘면서 교사의 정신 건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폭언과 폭행등 각종 교권 침해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교사들. 과중한 업무, 살인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하소연 한번 어려운 교사들.

교사에게 힐링은 단순한 쉼표가 아니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이 행복하고 학교가 행복하다’는 말처럼 교사의 힐링은 학교교육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과제가 됐다.

성북교육청이 실시한 교원치유프로그램이 교권침해등으로 고통받는교 사들에게 큰 도움을 준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일까. 숲으로, 명상체험으로, 미술치료 학습장으로 교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교사들. 힐링을 찾는 변화의 바람은 이제 교육현장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지난해 9월 부터 올 5월까지 서울성북교육지원청(교육장 강학구)에서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이 뜨거운 호응속에 진행됐다.

 서울지역 유초중고 교사와 교감 782명이 참여한 교권침해 피해교원 치유 지원사업, ‘건강한학교 행복한 선생님’이 바로 그것.

이 사업은 교육 활동중 교권침해 피해를 입었거나 정신적 피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원들이 직무에 원만히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신과 전문상담을 비롯 1:1 심리상담과 영화치료, 독서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원예치료등 소규모 집단상담, 그리고 의사소통기법, 교권보호 법률연수, 숲치료, 명상치료등 모두 15개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숲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사들이 산행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로 강사진을 구성하고 명상이나 숲치료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기관들을 엄선했다. 또 법률연수는  바쁜 교사들의 편의를 감안, 학교를 직접 방문해 실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함께 성북교육지원청은 교사의 정서안정을 이끌 수 있는 최적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그 결과 이번 교원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4.3%가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응답자의 80.6%는 '만족할 만한 치유 성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실제로 명상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한 초등학교 교감은 “60학급이나 되는 학교에서 노동자 같은 삶을 살았는데 짧은 연수 기간이었지만 진정으로 힐링이 되는 기분을 맛봤다”며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학생들 대하는게 자신 없어 교직을 그만둘까 고민했다는 한 중학교 교사는 “연수를 통해 상처입은 자존심을 추스르고 나니 교단에 설 용기가 생겼다”며 “다시 한번 제자들을 사랑하는데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타이르다 보니 어느 순간 무서운 선생님이라는 악역을 맡고 있더라”면서 “한동안 자신감을 잃고 방황했지만 숲 체험 연수에서 마음속 상처들이 치유되는 감동을 맛봤다”고 털어놨다.

성북교육지원청의 교사 치유 프로그램은 지난해 교육부 지정 사업으로 부산, 대구, 전남교육청 전국에서 4개 교육청만 시범 운영 됐다. 지역교육청으로는 성북교육지원청이 유일하다.

강학구 교육장은 “가장 좋은 교사란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교사”라며 “이번 사업이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한 가칭 교원치유지원센터 설립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시발점이 되길 희망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