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시교육청 기자실. 서울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이상면 후보 기자회견이 열렸다. 약속 시간보다 30분 가량 늦게 나타난 이 후보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으로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교육감이 되면 인성과 적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품성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권과 인권이 보장되는 교범교육 체제 아래서 통섭교육을 도입하고 시설개선과 협동정신을 고양하는 선진국 수준의 커뮤니티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보수진영 후보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문용린 교육감이 양보할 차례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보궐선거때 보수진영 최고위급 인사들이 문교육감의 건강 이상설을 거론하며 이번에 양보하면 다음번 선거에는 자신을 밀어주기로 했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이 후보는 “당시 문교육감이 양쪽 신장을 절제한 상태에서 부인의 신장을 이식받아 투석중이었다”며 “건강이 너무 위중해 1년 반 남짓한 교육감 임기도 채우지 못할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구체적 정황에 비춰 볼 때 문교육감이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교육감 선거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특정인의 건강문제를 노골적으로 까발리는 이 후보의 발언에 오히려 기자들이 놀랐다. 듣기에 따라서는 인신공격 일수도 있고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 발언이 거침없이 대수롭지 않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법학을 전공한 서울대 법대교수 출신. 문교육감의 건강이상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이 후보는 “나 뿐아니라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1~2백명이 넘고 자신에게 이같은 사실을 말해준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카더라 통신만 가지고 공식석상에 상대 후보를 비방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난 자신없는 말은 안하는 사람이다. 문 교육감 건강 부분은 이미 사회 문제가 됐다며 이 문제는 문교육감이 직접 해명해야 하고 사실과 다르다면 그때 사과하겠다”고 맞받아 쳤다.

이어 이 후보는 “서울시교육청 칼 퇴근이라는 말 들어 봤느냐. 교육청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직원들이 수요일과 금요일에 칼같이 퇴근 하는 것은 문교육감이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며 교육청과 문교육감을 싸잡아 공격했다.

이 후보가 어떤 근거와 의도로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는지 알길 없지만 2세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감 후보의 철학과 소신이 궁금했던 기자로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은 지금, 사실 여부를 떠나 타인의 아픈 과거를 들춰내 헤집는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같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우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렸으면 하는 생각은 기자 만의 바람일까.

남은 기간 서울교육 상록수를 자처한 이 후보의 격조 있는 진면목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