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가 모든 초중고교에 교원 비상 근무령을 내렸다가 시도교육청들이 이를 취소하는 바람에 전시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교육당국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각급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주말 비상근무를 취소하고 대신 학교장을 중심으로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하라는 지침을 새로 통보했다. 관내 모든 초중고교 교직원중 1명씩을 주말 비상근무체제에 투입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냈다가 보여주기 행정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이를 취소한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모든 교직원에게 비상근무 명령을 내리고 주말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명이상 비상 근무하도록 했으나 막연한 비상 근무 보다 실질적인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취소 배경을 밝혔다.

인천시교육청도 지난 23일 각급학교에 통보했던 주말 비상근무 지침을 취소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실종자 수색과 사망자 처리등에 사고 현장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교사들까지 비상근무에 동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비상 연락 대기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과 경기교육청의 주말 비상근무 혼란에 대해 일선교사들은 구시대적 전시행정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국가적 재난에 공무원들이 행정지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수만명에 달하는 교원들에게 비상근무를 명령하고 주말까지 근무토록 한 것은 과잉행정 이라는 것이다. 경기 D중학교 백모교사는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난맥상을 보인 정부가 대 국민 면피용으로 업무 연관성도 없는 교원들을 주말 비상근무 까지 동원한 것 같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경기 M 고등학교 이 모 부장교사는 “부랴부랴 주말 근무자를 선정하고 교육청에 보고했는데 하룻만에 취소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어처구니 없어 했다.

이에 대해 인천과 경기도교육청측은 교육부로부터 주말 비상근무 지침을 받아 이를 시행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교육부로 떠 남겼다. 이들은 SNS가 발달한 지금 학교에 남아있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다는 일선 교사들의 불만이 제기돼 현장 근무 대신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수정했다고 발뺌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전국시도교육청에 각급 교육기관은 사태수습이 완료될 때 까지 1명씩을 주말 비상근무에 투입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하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