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몸담은 지 39년째. 인생을 교육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햇수다. 주인공은 올해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한 민경란 교육장.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교육’이다. 그녀는 선배 교육자로서의 고민이 깊다고 했다. 그런 고민을 담아 ‘새내기교사! 미래를 여는 교사를 꿈꾸다!’라는 이름으로 신규교사 연수 및 포럼을 준비했다. 참교육자로 교육 인생을 마무리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4월 14일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에서 야심차게 마련한 신규교사 연수 및 포럼이 진행되던 날. 새내기교사들을 맞이하는 민경란 교육장(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의 얼굴엔 반가움과 설렘이 가득했다. 일일이 신규교사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민 교육장은 이제 막 교사로서의 삶을 시작한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미래교사’로 성장하기 위한 ‘마인드맵’ 그리기

민 교육장이 생각하는 ‘미래교사’란 학생과 함께 가는 교사다. 학생들의 변화에 눈감은 채 앞으로만 전진하는 교사가 아닌 학생과 ‘동행’하는 교사라는 의미다. 민 교육장은 예전처럼 교사가 학생을 끌고 가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미래교사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마인드맵’이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이 좋은 교사였어요. 지금은 단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교사가 될 수 없어요. 아이들의 변화를 파악해야 해요. 시대의,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전체적인 지도를 교사 스스로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민 교육장은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마인드맵’이 교사들에게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사가 단지 지식전달자가 돼선 안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했다. “지금은 지식을 인터넷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시대잖아요. 오히려 어떤 부분은 선생님들보다 아이들이 더 많이 아는 경우도 있어요”라며 “단순한 지식을 묻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민 교육장은 설명했다. 학생들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줘야 하는 것이 지금의 교육이라는 생각이다.

학교는 ‘혼(魂)’이 있는 교사를 원한다

민 교육장은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학생과 학교를 바로세울 수 있는 주체가 바로 교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여러 학생들이 있어요. 학교가 즐겁지 않은 학생들도 있죠. 그런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게 선생님의 몫”이라며 ‘혼(魂)’이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교육장이 말하는 ‘혼(魂)’은 다름 아닌 열정과 헌신이다. 학생과 학교를 변화하는 데는 교사의 열정과 헌신만한 왕도가 없다고 했다.

“신규로 들어온 선생님들의 역량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 때문에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안주하는 경우가 많아요.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로 머무는 거죠. 그렇게 되면 학교가 변할 수 없어요.” 민 교육장은 신규교사들의 역량을 100% 신뢰하고 있었다. 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는 게 현재 자신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39년 전 그때를 떠올리며…

“제가 새내기교사일 때를 떠올려봤어요.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더라고요. 어떤 교사가 되라고 이끌어주는 선생님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에요.” 민 교육장이 신규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이유다. 교육 인생으로서는 막바지에 접어든 선배 입장에서 이제 막 교육자로 살게 된 후배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없을까 고민한 결과다. 교육장의 자리에서 잠시 내려와 신규교사의 눈높이에 선 민 교육장.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녀의 노력은 새내기교사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