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서울-경기 교육감 후보로 거론돼온 안양옥 한국교총회장이 2일 교육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회장은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형식을 빌어 교육자로서 양심을 지키고 교육감 선거가 정치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 6.4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교육계 안팎에서 선거에 나가 당당히 교육현장의 애환을 호소하고 교권수호와 공교육 정상화의 뜻을 펼쳐 달라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18만 교원의 대표인 교총회장에게 부여된 책무보다 더 큰 명분을 찾을수 없었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안 회장은 이어 “비록 선거에는 나가지 않지만 후보가 난립하면 유권자와 교육계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며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 단체의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거쳐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선택받을 수 있는 교육현장을 잘아는 후보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의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세번째. 지난 2010년 국회의원선거 당시 따논 당상 이나 다름없던 서울 서초지역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제의 받았으나 “회장 임기 중에는 한눈팔지 않겠다”며 고사했다.

이어 2012년 서울교육감 보궐 선거에서도 안 회장은 유력한 교육감 후보로 거론됐지만 같은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 보수 진영 후보단일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의 불출마 결단이 없었다면 문용린 교육감으로서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 했다는 게 당시 중론이었다.

안 회장은 이번에도 교총과의 의리를 선택했다. 그는 서울과 경기 교육감 후보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는 것을 막겠다’며 출마의 뜻을 접었다.

안회장의 불출마선언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보수진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문용린 현교육감과 고승덕, 이상면 후보등이 난립한 보수진영은 그간 후보단일화 작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문용린 교육감 이외에는 경선 참여를 밝힌 후보가 없을 뿐더러 후보 단일화 방식 조차 결정하지 못한채 난항을 겪어온 것이 사실.

이런 가운데 안회장이 내린 결단은 흩어진 보수진영의 전력을 하나로 결집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아전인수형 후보들과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경종을 울린셈이 됐다.

이희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은 “반목을 거듭했던 보수진영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안회장의 불출마 결단은 교육지도자의 올바른 처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안회장은 앞으로 교육의 정치 도구화 저지, 포퓰리즘 정책 강력 대응, 유초중등 전문가 사도의회 진출등 전문직 단체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