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감동 없는 ‘그들만의 리그’가 또 시작됐다. 6.4 교육감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경기교육감 선거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냈다. 서울은 문용린 현 교육감과 조희연 성공회대교수, 경기도는 조전혁 명지대 교수와 이재정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보수단체가 망라된 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이하 바른감)는 20일 출범식을 갖고 보수후보 단일화 작업에 나선다. 이들은 문용린 현 서울교육감을 단일후보로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전교조가 주축이 된 좋은교육감시민추진위원회(이하 좋은감)도 지난 18일 내부 경선을 거쳐 조희연 교수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언제부터인가 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진영간 세력다툼의 장으로 변질됐다. 목소리 큰 몇몇 단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간택한 뒤 선거판을 좌지우지한다.

이들 눈 밖에 나면 선거 출마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진영논리를 거부하고 출마를 강행할라 치면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각오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교육감 선거에서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차단 된지 이미 오래다. ‘바른감’이니 ‘좋은감’이니 듣도 보도 못한 단체들이 선거 때면 나타나 무슨 권리로 양자택일을 강요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동네 구의원을 뽑는데도 지역발전을 위한 희생과 봉사가 으뜸 덕목이다. 주민을 감동 시킬만한 스토리가 있어야 후보로서 자격도, 당선도 기대할 수 있고 박수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스펙보다 스토리가 강조되는 시대다.

하물며 교육감 선거인데... . 문용린, 조희연, 조전혁, 이재정후보군은 우리사회 내로라 하는 명사들이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에 문외한인 이들이 교육감이 돼야할 이유를 기자는 알 길이 없다.

흔한 말로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무료봉사는 해 봤는지, 등하굣길에 노란 깃발은 들어 봤는지, 십 수년간 감춰온 뭉클한 희생이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전교조와 되지도 않는 싸움 걸어 전재산 탈탈 털리고, 요리조리 계산하다 등 떠밀려 출마하고, 정치권에 줄 댄 덕에 무임승차 하고, 독서교육 강조하다 홍보책자 강매혐의로 곤경에 빠진 인물들로만 기억되고 있다.

초중등 교육이 들러리가 된 지금, 한쪽에선 노회한 교육자들의 정치 농간이 이뤄지고, 다른 한쪽에선 젊은 건달들이 메뚜기 처럼 몰려다닌다. 이런 난장판에 수백억원의 국민 세금 들여 교육감을 뽑아야 하는지 곤혹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