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너무 어려워요. 그래도 전 한국 좋아요, 한국사람 너무 좋아요”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평생학습관(관장 정임균) 1층 강의실. 1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정임균 관장의 입모양을 따라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ㄱ 이나 ㄹ 발음이 잘 안돼 애를 먹으면서도 서툰 우리말로 한국 예찬론을 펼친 중국인 유학생 왕 홍씨. 중국 베이징에서 왔다는 왕 씨는 한국사람이 좋아 한국말을 배우기로 했다.

이날은 마포평생학습관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한국어 강좌, ‘얼 쑤 한국어 교실’이 열리는 날.

정임균 관장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 강의하고 있다.
 
마포평생학습관에는 왕 씨처럼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몰려든 학생이 무려 10여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인근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로 유학온 중국과 일본인 유학생들. 연대 한국어학당에 다니는 학생들 상당수도 이곳에서 한국어 강좌를 듣는다.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외국인 대상 무료 한국어 강좌가 열린 것은 지난해 정임균 관장이 부임하면서 부터. 정 관장은 어느 날 한 우연히 만난 한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어를 몰라 쩔쩔 매는 것을 보고 이들을 위한 무료 강좌 개설을 추진했다.

독학으로 틈틈이 배운 중국어가 수준급인 정관장이 직접 강사로 나섰다. 영어와 일어에도 능통한 외국어 실력 덕분에 유학생들과 대화에 막힘이 없었다.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단순히 한국말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음성학과 한글 문법에 기초한 교수법으로 한국어를 장확하게 구사할 수 있게 해주면서 인기 강사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 친구들이 우리말 할때 어려워 하는 것은 발음에 따른 혀의 위치를 정확하게 잡지 못하기 때문이죠. 파열음등 구강 구조에 따른 발음법을 가르쳐 주면 쉽게 잘 따라 하더라구요.

”정 관장은 요즘 외국인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 하는 연음법칙이나 두음 법칙을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중이다.
 
한국어를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문법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실제로 정 관장은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에 앞서 6개월 동안 인테넷 강의로 국문법 공부를 다시하는 열성을 보인바 있다.

연대 한국어 학당에 다니는 유학생 정모씨는 “귀에 쏙 쏙 들어오게 가르쳐주는 최고의 선생님”이라 면서 “특히 친절하고 자상해서 너무 좋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얼쑤 한국어 교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 마포평생학습관에서 무료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