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기자] 사상 첫 교육 관료 출신 장관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서남수 교육부장관, 그가 요즘 궁지에 몰렸다. 격렬한 이념 논란을 부른 역사교과서를 비롯 대학입시 개편, 자유학기제등 잇단 현안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재임 7 개월 만에 최대위기다.

박근혜 정부의 야심찬 교육정책들이 내놓는 족족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는데 실패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정권 초반의 승부수,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문이과 통합등 대형 이슈를 담았지만 결과적으로 현실 무시한 이상론이라는 비판에 갇혀버렸다. 교육부가 내심 가장 애정을 쏟은 문이과 통합 수능은 이제 ‘부도수표’나 다름 없어 졌다.

그렇다고 현행 수능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도 어려운게 교육부 형편이다. 조령모개라는 질책은 피할수 있을지 몰라도 ‘그럴 바엔 뭐하러 나섰느냐’ 힐난과 조롱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국민들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 문이과 통합안은 너무 앞선 것 같고 현행유지를 선택하자니 뭔가 찜찜하다. 어중간한 절충안에 여론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이 방안에 대해서는 교육부에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것 중에는 자유학기제도 포함된다. 내용은 그럴듯 한데 반응은 영 시큰둥이다. 교사들은 수업부담, 학생들은 학습부담을 우려하고 학부모들은 무관심하다.

오락가락 뒷북 행정의 안쓰러운 모습도 여전했다. 국제중 문제가 불거겼을 때 교육부는 문을 닫아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놨지만 ‘소급 적용 불가론’을 편 서울시교육청에 완패했다.
 
충분한 법리 검토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인가 취소 보도자료를 냈다가 교육부만 머쓱해 졌다. 당시 문용린 서울교육감은 “버스사고가 났을때 운전 과실이면 운전사를 교체해야지 회사를 통째로 없앨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논리로 흥분한 청와대와 교육부를 설득, 조기 수습의 가닥을 잡았다.

최근 역사교과서 사태에 대해서는 늑장대응의 전형을 보여준 교육부다. 교학사 교과서를 향한 진보진영의 무차별적인 비판에 뒷짐만 지고 있었다.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편향된 역사인식과 사실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도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강건너 불구경, 화근을 더 키웠다.

11일 민주당의원들의 항의방문을 받은 서남수장관이 수정 검토입장을 밝히긴 했으나 뒷북쳤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정통 교육관료 출신으로 장관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됐으나 지난 7개월간 그가 보여준 교육부는 답답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 관료 중심의 폐쇄적 운영이 세간의 여론을 읽고 창조적 교육개혁을 리드하는데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서장관,  그는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