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소지품 검사를 허용하고 두발과 복장을 학교 규칙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인권조례 수정안을 추진중이다.

현행 조례가 지나치게 학생 자율권에만 초점이 맞춰져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학생의 자율 못지않게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학생인권과 교사 지도권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의뢰로 학생인권조례 수정안을 연구하고 있는 수원대학교 강인수 교수팀은 학생의 권리와 함께 의무와 책임을 높이고 학생과 학생간 인권침해 행위를 강력, 규제하기로 했다. 또, 정당한 학습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소지품검사와 압수등을 통해 교사의 지도권이 적극 행사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새로 만들어 지는 학생인권조례에서는 학생의 정당한 학습권은 보장하되 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학생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를 학칙으로 정해 시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강제 소지품 검사도 가능해 진다. ‘학생의 안전을 침해하는 중요하고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소지품 검사를 하고 학교 규칙에 위반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조례에 명시하기로 했다.

다만 불특정 다수 전체 학생을 상대로 소지품 검사를 할 때에는 가정통신문등을 이용, 학생과 학부모에게 미리 실시 목적과 시기등을 알리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조례 수정안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강조하고 ▲학생간 과도한 성적경쟁을 부추기는 비교평가 금지를 비롯 ▲장애학생 차별 금지 ▲임신 출산등으로 인해 교육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와 학생간 제로섬 게임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학교 구성원 모두가 현명한 조화를 이루는 제3의 길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학생 임신과 출산의 경우, 수정안에서도 적극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임신-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일이 벌어졌다면 퇴학등 처벌 보다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 갈수 있게 교육적 도움을 주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최종보고서가 작성되는 대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만들어 올 10월 쯤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권조례 개정안은 시의회 심의과정에서 민주당등 야권의 상당한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여 통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