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앞으로 초등학교 학생 회장선거때 피켓을 들고 유세를 벌이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것 같다.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유도하는 내용의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은 초등학교 학생 회장선거가 어른선거 못지않게 과열되고 혼탁한 양상을 띠는등 교육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착수한 연구팀(강인수 수원대교수)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생 자치조직 운영 개선안을 조례에 반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구진은 “학생 회장 선거가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의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학생의 성숙도를 고려한 운영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면서 “초등학교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학생회장 직선제를 폐지하는 대신 학급별 대표를 선출한 뒤 이들이 전교 회장을 뽑는 선거인단 간선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중고교에서는 현행대로 직선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판단, 학생 인권조례에서는 초등학교 회장 선거만 간선제로 할것을 명시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학생인권조례 개정안 마련에 참여하고 있는 조석훈 가천대교수는 “현재 거론되는 내용은 연구진이 검토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중 하나일 뿐이라며 아직 확정된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초등학교 학생회장 간선제 도입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조학규 서울대청초 교장은 “어렸을 때부터 민주시민교육을 체험하는 과정으로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고 말하고 “일부 과열양상을 보이는 학교들이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크게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참교육학부모회등은 초등학교 회장 경력이 국제중 등의 입학에 유리한 '스펙'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부 학교에서 선거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청회등 여론 수렴을 거쳐 오는 9월말 쯤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