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싫다, 바꿔라” 막가는 교단 ‘강압적 지시 못참아’ 교사들 반발, ‘인민재판식 인신공격’ 교장단 우려

기사입력 2011-12-30 14:32 | 최종수정 04-02 14:32

학부모 대표, ‘열심히 일한 교장 왜 내쫓나’ 반발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교 운영방식에 불만을 품은 일부 교사들과의 갈등으로 쫒겨 날 위기에 직면했다. 교장이 수업중인 교사에게 전화해 호통을 치거나 폭언으로 교사에게 인격적인 모욕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또 교원평가 결과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다며 자기실적 평가서를 다시 작성케 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교장은 지난해 학교장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을 만큼 학교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 그는 서울 시내 500위권에 머물던 학생 학업성취도를 1년 사이 300위권으로 끌어올릴 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부진아 지도에서 뛰어난 공을 세워 교육감 표창을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도 갖고 있다. 또 학모들에게 일체의 금전적 부담을 안기지 않는 등 깨끗한 경영과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 열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과 원칙에 충실한 학교운영과 투명한 회계관리 등 청렴한 생활을 실천한 그였지만 강한 개성 탓에 교사들과 마찰은 피할 수 없었다. 이 학교 교사 37명은 지난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학교장의 강압적 운영방식을 문제 삼아 인사 교체를 요구했다. 학생들을 강압적으로 지도하고 교사들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줬다는 게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교사는 “자신도 직접 교장에게 인격적 모욕을 당한적이 있으며 일부 교사들 중에는 교장이 무서워 운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일부 교사들이 주장처럼 교장이 학생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행위는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모 교장은 지난 21일 해명자료를 내고 “자신은 교사들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한 적이 없고 수백명의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밥은 남긴 학생에게 억지로 잔반을 먹인 사실이 없다”며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경미한 업무로 전화를 해 수업중인 교사들에게 호통을 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낼 만큼 내가 정신 나간 사람이란 뜻이냐”며 어처구니 없어 했다. 이 학교 학부모 회장 김모씨는 “선생님들이야 힘들어서 그랬다고 하지만 학교를 믿고 따랐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받는 충격에 대해서는 한 번이라도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교사들의 자기반성 없이 무조건 교장 탓으로 몰아가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교장을 바꿔 달라며 외부기관에 진정을 내는 사상초유의 일에 서울 시내 초등 교장들은 착잡하다는 반응이다. 경위야 어찌 됐든 교사들이 교장의 경영스타일을 문제 삼아 집단으로 항명하는 사태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품수수나 성추행 등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실이 없는데도 교장을 인사조치해 달라는 요구는 금도를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교장회관계자는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다그치는 담임에게 학생들이 물러나라고 시위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선후배 간 돈돈한 정이 오가던 교단이 인민재판식 인신공격이 난무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 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