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강직한 성품 탓에 ‘서울교육 포청천’으로 유명한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장은 지난 28일 “전교조를 친북 좌파집단이라며 비난을 퍼붓던 사람이 당선되자 하룻만에 선거용이었다고 말을 바꾸고 일주일 뒤엔 교총에 가서 ‘중1시험 폐지’는 사실과 다르다 면서 또 번복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할 사람 아니냐”며 문용린 교육감을 강하게 비판했다.

수도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감의 경박한 언행과 소신 없는 처신이 서울교육을 혼란으로 빠뜨려서는 안된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 위원장은 기자와 만난자리에서 “취임 인사를 왔길래 축하한다고 하자 전교조 비난은 선거 구호였다며 사과한다고 하더라. 자기 부정을 그토록 빨리 할 줄 몰랐다” 며 일화를 소개했다.

전교조 창립대회에서 축사를 한 사람이 선거때는 전교조가 망친교육을 바로잡겠다고 나서고 끝나자 마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당신 정체성이 뭐냐’고 따지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영광의 낙선이 타락한 당선보다 낫다는 말이 있는데 문교육감은 선거를 너무 추하게 몰고 갔다. 앞으로도 현란한 수사를 우리에게 보여주겠지만 그의 진정성은 끊임없이 의심받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문교육감이 중1 시험 폐지를 번복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선거때 문교육감 공약을 보고 무릎을 쳤어요. 그래 중학생들에게 국영수만 공부하라고 할게 아니라 아버지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머니가 종일 가게에서 파는 물건이 무엇인지 직접 보고 느끼게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고 나면 아이들 눈이 확실히 달라지거든요. 그런 좋은 정책을 지지 집단 압력에 굴복, 일주일 만에 엎어버렸으니...”




최 위원장은 앞으로 시교육청에 대한 견제와 감독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주요 업무나 정책 결정에서 사전에 의회와 충분히 상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안상정도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문교육감이 일반계 고교를 육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고교선택제와 자사고등이 떡 버티고 있는 한 달라질게 없어요. 선거 팜플랫을 보니까 ‘행복교육’이라고 써 있던데 한마디로 사탕발림 이죠.”

그는 특정인이 좌지우지하는 인사문제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미 문교육감 뒤에서 조종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있다며 특정대학 출신들이 인사에 개입하고 논공행상이 이뤄진다면 결코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이라고 했다.

문교육감에게 거는 기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곽노현 교육을 비판하고 나온 만큼  잘못된 것이 있다면 보란 듯이 바로 잡아 12월 교육감 재선거가 의미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인 출세보다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물을 길러내는,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중점을 두는 교육을 한다면 얼마든지 도울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