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올해 수능 영어의 난이도 논란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절대평가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1등급 비율(3.11%)이 나오며 책임론까지 번졌지만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상대평가 전환 주장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전환은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회의 후반부에는 배우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이력 논란을 계기로 강력범 소년범의 대입 불이익 제도화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김준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영어 난이도 문제가 심각한 수준 아니냐”고 묻자 최 장관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1등급 비율이 지나치게 낮게 나온 것은 사실이며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영어 절대평가 폐지·상대평가 회귀 주장에 대해선 “평가 방식 전환은 구조적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현재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이며 국회 소관 상임위도 정무위원회다. 교육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입시를 다루는 기관은 교육부 산하로 바꾸고 국회도 교육위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려 왔다.

최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선 오히려 적극적이었다. “입시는 국민적 관심이 가장 높은 사안이다. 평가원 소관을 교육위로 바꿔야 한다는 데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난이도 논란을 이유로 평가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선 “사퇴할 사안까진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배우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이력 공개 파문이 교육위로 번졌다. 여당 의원들은 “학교폭력 가해자는 학생부를 통해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는데 강도·살인 등 강력범을 저지른 소년범에 대해선 아무 제한이 없다”며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김용태 의원은 “학폭 가해자보다 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이 대학 입시에서 아무 제약을 받지 않는 건 제도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지영 의원도 “최근 모 배우 사건에서 보듯 사회적 파장이 크다. 대입에서 정보 반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현행 법률에 근거가 없어 교육부가 독자적으로 조치하기는 어렵다”며 입법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국회가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면 교육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