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강주호)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부에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교실 내 CCTV 설치)’의 부결을 공식 요청했다. 교총은 지난 11월 27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해당 개정안이 교실을 생활·학습공간으로 이용하는 학생과 교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초상권 등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본권 제한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단위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에 맡기는 것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학교마다 상이한 결정으로 법적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개정안이 ‘학생·교사 보호’라는 추상적 목적만 제시할 뿐, 어떠한 상황에서 교실 내 CCTV 설치가 가능한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러한 모호성은 학부모 요구나 지역 간 비교 등 외부 압력에 취약한 학교장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원치 않는 설치 제안을 사실상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CCTV는 일단 설치되면 제거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음에도, 개정안은 제거 절차와 기준을 전혀 규정하지 않아 향후 더 큰 갈등과 행정적 소모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회장은 “교실은 감시가 아닌 신뢰의 공간이어야 한다”며 “최근 대법원의 교실 내 몰래 녹음 증거능력 부정 판결 취지와도 맞지 않는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법적 안정성을 흔드는 해당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