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AIDT)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에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 국회 재표결을 앞둔 가운데 교육부가 2월 중 AIDT 선정을 완료하라는 지침을 전국시도교육청에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희망하는 학교에서 검인정 AIDT를 자율 선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공문은 3월 신학기 시작 전에 AIDT 선정을 완료해야 한다면서 학교장이 교과협의회 등 교원의견을 수렴해 선정 심의안을 작성하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승인하는 선정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이어 AIDT를 희망하는 학교에서는 사용 예정 학년과 교과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학년별 교과목별로 동일한 AIDT를 선정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AIDT를 일부 교과목 또는 일부 학년에서만 선정해도 되지만 학급 단위로 선정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학교에서 영어, 수학, 정보교과 중 영어만 선정하고 수학은 선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1개 학년 10개 학급 중 5개 학급은 영어 과목을 선정하고 나머지 5개 학급은 미선정 하는 경우는 안 된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AIDT를 선정한 학교가 이를 취소하거나 다른 발행사 교과서로 변경하는 것도 학교운영가능하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 AIDT를 선정한 학교에서 방침을 번복, 선정하지 않기로 하거나 이미 선정한 특정 발행사의 AIDT를 다른 발행사의 것으로 변경하려면 사전에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치면 된다.

 AIDT 선정에 따른 구독료는 전액 지원해 학교부담을 없앤다는 방침도 밝혔다.

교육부는 AIDT를 선정한 학교에 대해서는 교과서 또는 교육자료의 법적 지위와 무관하게 구독료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지원형태와 예산 등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했다.

학교에서 AIDT를 선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10개항의 평가 기준도 예시했다.

교육부가 예시한 평가영역은 ▲교육과정 부합성 ▲학생 맞춤교육 ▲학습자 흥미유발 ▲자기주도적 학습 ▲학생 학습진단지원 ▲수업지원 ▲학생 참여수업 촉진 ▲인터페이스(UI/UX)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용자 지원 ▲AI디지털교과서 가격 등이다.

구체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AIDT가 교육과정 내용체계 및 성취기준에 부합하는지,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충분한지,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가 충분히 제공되는지 등을 살펴 판단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학생의 학습과정에 대한 분석을 교사가 이해하고 활용하지 쉬운지, 쉽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가격은 적정한지 등도 평가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평가 항목은 학교별 여건과 특색에 맞게 취사선택해서 사용하되 AIDT는 학생용과 교사용이 각각 제공되는 것이어서 학생과 교사 계정 모두를 다 접속해 평가해 볼 것을 권장했다.

교육부 공문은 이미 전국 10여개 시도교육청이 관내 각급학교에 전달했으며 서울 등 나머지 교육청도 이번 주 중 공문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