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 교육과정에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함께 사용하고 '성 소수자'를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 구성원'으로 표현을 수정키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초·중등학교 교육과정'과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정안(2022 개정 교육과정)을 행정예고했다 이는 공청회와 국민참여소통채널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공청회 시안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새교육과정은 2024학년도 초1·2학년을 시작으로 2025년 중·고교 신입생에게 우선 도입된다. 전 학년 적용은 초등학교 2026년, 중·고교 2027년이다.
역사 교육과정의 경우 ‘자유’의 가치를 반영해 민주주의의 서술 요구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통용키로 했다. 시대상과 역사적 맥락에 맞게 '자유민주주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을 추가한 것이다. 중학교 역사의 경우 '사회 전반의 민주적 변화와 과제'라는 표현은 '사회 전반에 걸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정착 과정과 과제'로 수정했다. '민주주의 발전'처럼 '민주주의' 표현이 맥락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기존 표현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논란이 되었던 성 관련 용어도 수정 보완했다. '성 소수자'란 표현은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 구성원’으로 풀어쓰기로 했다. 청소년기는 성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으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명시했을 때 청소년들의 성 정체성 혼란 등을 우려해 용어를 바꾼 것이다. 도덕 교육과정의 '성평등'은 '성에 대한 편견'과 '성차별의 윤리적 문제' 등으로 수정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실습·체험형 안전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교과에서는 초등통합·체육·음악·미술 교과에 다중밀집환경 안전수칙을 넣고, 보건과목에 위기 대처 능력을 강화토록 하는 내용도 넣었다.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교내외 활동에 따른 안전교육' 항목을 신설하고 밀집도를 고려한 안전확보 지침을 마련토록 했다.
디지털 소양 강화를 위해 정보교육 시간을 초등학교 34시간 이상, 중학교 68시간 이상 '편성·운영할 수 있다'고 표현한 부분을 '편성·운영한다'고 명시해 학교별 디지털 교육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로 했다.
'국악 축소 논란'이 일었던 음악과목은 초중고 성취기준에 모두 '우리나라 음악 문화유산'을 명시하도록 했다. 연구진 간 갈등이 공청회까지 봉합되지 않아 교육부가 별도 전문진을 꾸려 단일안을 작성했다.
초·중 사회과목엔 시장경쟁의 기본원리인 '자유경쟁' 개념이 보충됐다. 이 과정에서 초등은 '노동자', 중학교는 '근로자'로 다르게 서술된 것을 '근로자'로 통일했다. 법률적으로 사람을 지칭할 땐 '근로자'로 표현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특수교육 교육과정도 함께 행정예고한다. 새 특수교육과정은 학생의 장애 특성과 교육적 요구 등을 반영해 교과와 연계한 실생활 중심의 '일상생활 활동'을 신설하고, 졸업 후 가정생활·사회적응 준비를 위한 과목도 보강했다.
자세한 행정예고안은 교육부 누리집에서 확인, 의견이 있다면 우편·팩스·이메일 등 제출방법이명시돼 있다. 오는 29일까지 의견수렴을 마친 행정예고안은 국가교육위원회에 상정돼 심의·의결을 거쳐 교육부장관이 연내 확정·고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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