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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현장에서 공개하는 각종 행정업무 공개 절차와 범위가 대폭 간소화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행정실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교육 지원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공개 대상 감축 등 개선안을 마련,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대영 서울교육감 권한대행은 23일 “학교 정보공시 업무가 너무 많아 행정실 직원 한 명이 전담해 처리해야만 할 정도"라며 "업무경감을 위해 행정업무 공개시스템을 개선해 업무절차를 간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학교 현장에 가면 행정실 직원들의 일이 너무 많아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면서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정보공개와 관련된 법령과 지침 등을 종합 분석,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학교 행정실 업무 증가는 정보 공개 범위의 지나친 확대와 세부 사항까지 공개하도록 한 절차의 복잡성, 그리고 정보공시 사이트 중복입력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행정 공개 업무 중 ▲수의계약 현황 ▲ 수련교육, 수학여행 ▲ 학교운영위원회 ▲ 신용카드 내역 ▲ 발전 기금 등 분야가 업무 부담이 큰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예컨대 물품구입이나 시설공사의 경우 100만 원 이상 이면 정보공개 대상이다. 100만 원 짜리 시설공사를 할 경우 계약단계부터 공사 종료까지 총 8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58개 항목을 입력하도록 돼 있다.

학생들 현장학습이나 소규모 테마여행은 4단계, 40여 항목을 작성해 공개 해야 한다. 학교운영위원회도 회의록 작성과 요약, 안건 심의 내용 결과등이 모두 공개 대상이어서 행정실에 커다란 부담을 안겨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세세한 정보공개 내용을 정작 일반 학부모들은 거의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홈페이지등에 게시된 정보공개 건수는 지난해 말 현재 학교당 연평균 92건. 그러나 이들 정보 공개 게시물의 조회수는 1건당 단 7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정보공개 1건에 4~8단계의 입력 절차를 거친다고 볼 때 조회수 7회는 이를 직접 작성한 담당자가 열어본 것이나 다름 없다는 계산이다. 행정의 투명성과 공무원 비리 예방을 목적으로 정보공개가 세분화 됐지만 사실상 일반인들의 관심과 참여는 거의 없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선 학교에서는 공개실적이 없을 경우 사이버 감사 대상이 되는 등 불이익을 우려해 정보공개에 행정력을 쏟아 붓는 실정이다.

서울교육청 일반직 공무원노조 이점희 위원장은 “최근 들어 행정실 업무가 급증했지만 인력은 30년전 이나 달라진 게 없다”면서 “야근과 주말 근무를 수시로 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 탓에 울면서 일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교육청 정책기획담당관실 조성영 사무관은 “행정실 근무자들이 정보공개에 투입하는 투자 비용에 비해 실제 공개로써 얻는 효과가 얼마나 될지 의문” 이라면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은 행정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얼마든지 파악이 가능한 만큼 행정실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시교육청은 예산 집행 공개 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정보공개 입력 단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열린 서울교육'과 '학교홈페이지' 등 정보공개 사이트를 일원화, 중복입력으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 할  방침이다.

정보공개 범위 축소 등을 담은 학교행정실 업무경감 개선 방안은 교육과학기술부등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서울시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시행될 전망이다.